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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22사단 월북사건 '간부 은폐·직무유기' 주장...병사 폭로

"사람 추정 물체 압력" 병사 보고에도 간부가 은폐
상황실 간부들 유튜브·사적 통화·잡담 등 근무태만
합참·육본 조사 전 불리한 상황 말하지 말라 입단속
22사단 "경계작전 제 요소 보완 보강, 조치 진행 중"

[파이낸셜뉴스]
새해 첫날 22사단 월북사건 '간부 은폐·직무유기' 주장...병사 폭로
새해 첫날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월북자가 발생 동부전선 육군 제22보병사단을 비롯 육군에 비상이 걸렸다. 2일 오후 육군 제22보병사단 제진검문소 장병들이 강원도 고성군 최북단 마지막 제진검문소에서 출입 차량과 탑승자 인원 수 등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1일 보병사단(율곡부대) A여단 GOP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병사는 군내 부조리 고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강원도 고성군 육군 제22에서 올해 새해 첫날 발생한 월북 사건 당시 사건 은폐 의혹과 사건 전후 간부들의 직무유기와 갑질을 고발하겠다"면서 사건 당시 상황을 폭로했다.

이 병사는 "1월 1일 18시40분경 철책 상단부 압력에 의한 광망 절곡의 센서 감지 경보가 울렸음에도 상황실의 상황 간부를 포함한 그 누구도 미상 인원이 아군 열영상 카메라의 정중앙에 40초간 월책하는 화면을 관측하지 못했다"며 "박모 병장이 '사람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철체 상단부에 압력을 가한 것 같다'는 상황 보고를 했지만 상황 간부가 대대에 보고하지 않았고, 대대 지휘통제실에서는 상황을 20분 내로 오경보로 무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센서 감지 경보를 상황 종료하기 이전에 꺼버리는 행동을 보였다"며 "중대장이 합동참모본부와 육군본부의 조사에 절곡 경보를 껐다는 사실과 박모 병장이 당시 상황 간부에게 미상 인원이 월책하며 철책 상단부에 압력을 가한 것 같다는 중요한 보고를 자체 누락시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중대 영상 감시병들에게 조사관과 검열관이 와서 물어보더라도 상황 증언이 통일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 이야기를 꺼내지 말라고 입단속을 시켰다"고 폭로했다.

이 병사는 "월북 사건 이후 대대장, 중대장, 소초장, 당시 상황 간부들의 징계 내용은 현재까지 없으며 해당 근무 영상감시병, 경계병에게만 추가 초소 운용, 영상감시병 작업 시 증원 등의 경계 작전 지침 수정의 내용 밖에 현재 바뀐 것이 없다"고 도했다.

새해 첫날 22사단 월북사건 '간부 은폐·직무유기' 주장...병사 폭로
사진=뉴스1
이 병사는 월북 사건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과 배경에 대해 "월북 사건이 일어나기 이전 평상시에는 상황실의 영상감시 모니터를 지켜봐야 하는 중대 상황 간부들은 상황실 내에서 개인 휴대폰으로 유튜브 감상, 부동산 구경, 근무와 관련되지 않은 지인과의 음성통화를 일삼았다. 북한 귀순자의 월남과 아군 남책에서 월북하는 미상 인원을 대비해 상황실의 자리를 상시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 간부들은 흡연하러 간다며 자리를 비우기 일쑤였고, 근무 시간 내내 상황병과 농담하며 욕설과 비속어를 병사들 앞에서 쏟아냈다"고 전했다.

이 병사는 또 "중대 영상감시병의 아군 GP를 겨냥하고 있는 적 GP의 총 안구 개방, 섹터 내 인원 유동 보고를 대대에 보고하지 않고 자체 누락해 버리는 간부들도 있었다"며 "철책에 있는 광망 절곡 절단의 실제 상황에서도 상황 조치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상황 간부들은 영상감시병에게 잘 좀 해보라, 매너리즘에 빠지면 안 된다며 상황조치 매뉴얼을 몰라 지휘 대신 현장 확인을 재촉하기만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22사단은 "사단은 지난 1월 월북 사건 발생 이후 상급부대로부터 과학화경계시스템 및 작전근무기강 등 경계작전 전반에 대한 정밀조사를 받았다"며 "현재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경계작전 제 요소를 보완하고 보강하고 있으며 관련 인원들에 대한 조치는 절차대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사단에서는 경계작전부대 간부들의 전문성 및 직무수행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장병들의 휴식 및 정비 여건도 보완해 군 본연의 임무 완수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해명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