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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화성산업, ‘형제의 난’ 발발…공동경영 체제 마침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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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이인중 명예회장, 동생 이홍중 회장 및 임원들 배임 혐의 고소
이 명예회장측 “이홍중 회장, 화성개발·동진건설 지배권 남용 주주가치 훼손”

[단독] 화성산업, ‘형제의 난’ 발발…공동경영 체제 마침표 찍었다

[파이낸셜뉴스] 64년 전통의 대구지역 건설기업인 화성산업이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이번 사태로 최대주주인 이인중 명예회장과 동생 이홍중 회장의 그간 이어온 공동경영 체제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

22일 법조계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화성산업 최대주주인 이인중 명예회장은 최근 동생인 이홍중 회장을 비롯한 화성개발 이사진, 자회사인 동진건설 이사진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인중 명예회장측은 이홍중 회장의 화성산업 지분 매각이 상호 공동 경영상 신뢰를 깨뜨리고 주주가치를 훼손한 행위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주 고 이윤석 회장이 설립한 화성산업은 그동안 이인중 명예회장과 이홍중 회장이 함께 2세 경영을 이어왔다. 그러다 지난 2019년 이인중 명예회장의 큰 아들인 이종원 대표가 이홍중 회장과 공동대표에 오르면서 사실상 3세 경영이 막을 올린 상태다.

그러나 이홍중 회장이 지난 연말 관계사인 화성개발이 보유 중인 화성산업 지분 112만주(지분율 9% 수준)를 본인이 지배하는 동진건설에 매각하면서 형제간 갈등이 시작됐다. 해당 주식은 원래 상호주로서 의결권이 없었으나 동진건설로 매각되면서 그 권리가 복원됐다.

이인중 명예회장측은 상의없이 매각해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9월말 현재 화성산업 지분은 이인중 명예회장 9.34%, 이홍중 회장 5.20%, 화성개발 9.27%, 동진건설 0.96% 등 특수관계인들이 41.39%를 보유하고 있다. 동진건설 주요 주주는 화성개발(46.2%), 이홍중 회장 및 특수관계인(12.5%)이다.

화성산업 고위 관계자는 "화성개발이 보유한 화성산업 보유 지분은 적대적 인수합병(M&A) 대비를 위해 공동지배주주인 2세 형제 회장들이 합의하에 화성개발이 매입토록 한 것"이라며 "그러나 이홍중 회장이 동진건설에 매각하면서 회사 지배력을 높이고 단독 지배 체제를 공고히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화성개발이 보유하던 화성산업 지분은 상법 제 369조 제3항에 따른 상호주로 의결권이 없다. 그러나 이 주식매매거래로 의결권이 회복되면서 동진건설이 회사 최대주주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홍중 회장측은 오는 3월 정기주총을 앞두고 자신의 연임 및 이인중 명예회장 측의 경영권 배제를 위해 주주제안에 나선 상태다. 현재 화성산업 주주 과반수가 소액주주, 10%는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어 이들을 설득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 위한 행보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이홍중 회장측의 주주제안으로 3월 주총때 양측간 표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60년 넘게 대구 대표 건설기업으로 거듭난 화성산업이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주주가치 극대화에 앞서 재도약을 맞이할지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