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7년간 복직투쟁을 벌인 김진숙씨가 25일 부산 영도구 HJ중공업 영도조선소 광장에서 열린 명예 복직·퇴직 축하 행사에 참석해 축하하는 동료 등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제공=뉴시스
[파이낸셜뉴스] HJ중공업이 과거 대한조선공사 해고자인 김진숙씨의 명예 복직·퇴직 행사와 농성장 철거 및 청소 행사를 동시에 갖고 새출발을 알렸다.
HJ중공업은 25일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홍문기 대표와 금속노조 심진호 지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씨의 명예 복직과 퇴직을 축하하는 행사를 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23일 HJ중공업과 금속노조 간 합의에 따라 진행됐다. 양측은 회사 발전과 건전한 노사관계를 지향하고자 인도적 차원에서 김씨의 명예 복직과 퇴직에 뜻을 모은 바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위해 영도조선소 야드에서 실시된 이날 행사는 홍 대표의 인사말, 김씨의 기념사와 노동조합 등 관계자 축사, 야드 투어와 식사, 조선소 정문 앞 농성장 철거 및 청소로 이어졌다. 특히 장기농성의 상징이었던 영도조선소 정문 앞 천막농성장은 설치된 지 600여일 만에 노사 모두가 힘을 모아 자진 철거했다.
금속노조는 지난 2020년부터 김씨의 복직을 주장하며, 영도조선소 정문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을 이어왔다.
부산지역 상공계 한 관계자는 “농성 천막은 설치하기는 쉽지만 철거는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노사관계의 진단키트로 여겨진다”며 “말끔해진 조선소 정문이 새 시대를 맞은 HJ중공업의 노사 화합과 신뢰의 상징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1937년 국내 최초의 강선(鋼船) 조선소로 설립된 HJ중공업은 한국이 세계 1위 조선 강국으로 발돋움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며 한 때 부산 전체 수출액의 15%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09년부터 이어진 글로벌 조선업 침체와 노사 갈등 등 안팎의 어려움을 겪으며 위상이 하락했다.
지난해에 이르러서야 동부건설컨소시엄에 인수되며 5년 만에 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났고, 이후 사명을 HJ중공업으로 바꾸고 컨테이너선 수주로 상선 시장에 재진입하는 등 과거 위상을 되찾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회사는 이달 영도조선소 본관에 ‘100년 기업을 향해 다시 뛰자’는 슬로건을 내걸며 재도약 의지를 다졌다.
HJ중공업 관계자는 "김씨 본인과 회사 모두 불안한 시대적 상황과 갈등으로 아픔을 겪어야 했지만 서로 양보하고 이해함으로써 과거의 반목을 화해와 치유로 매듭지을 수 있게 됐다”며 “임직원들이 노사화합의 의미를 되새겨 HJ중공업을 자랑스러운 기업, 더 훌륭한 회사로 만드는데 매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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