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 김구 선생과 포즈를 취한 안미생 선생. 자료=국가보훈처 제공
[파이낸셜뉴스] 28일 국가보훈처는 제103주년 3·1절을 맞이해 중경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비서로 활약한 김구 선생 맏며느리 안미생 선생과 부산 일신여학교 교장으로 3·11 만세시위를 이끈 호주인 마가렛 데이비스 선생 등 219명을 독립유공자로 포상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포상하는 독립유공자는 건국훈장 84명(애국장 20명·애족장 64명), 건국포장 30명, 대통령표창 105명이다. 포상자 중 생존 애국지사는 없고 여성은 23명이다.
이로써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독립유공자로 포상된 분은 1949년 최초 포상 이래 건국훈장 1만1590명, 건국포장 1471명, 대통령표창 4224명 등 총 1만7285(여성 567명)에 이른다.
건국훈장.포장과 대통령표창은 제103주년 3·1절 중앙기념식장과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기념식장에서 후손에게 수여된다
안중근 선생 동생인 안정근 선생의 딸이자 김구 선생 맏며느리인 안미생 선생은 1940년대 중국 충칭에서 한국독립당 당원, 임시정부 비서로 활동했다.
안미생 선생은 외국어에 능통하고 국제정세에 밝은 것으로도 유명했다. 광복 직후인 1945년 11월 임시정부 요인들이 비행기를 타고 귀국했을 땐 상하이 공항에서 밝고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사진 촬영에 임해 남다른 성격과 능력의 소유자로 평가됐다.
그가 김구 선생의 며느리가 된 건 독립운동 명문가인 안중근 가문과 김구 가문의 만남으로도 기억된다. 부친인 안정근 선생은 물론 오빠 안원생 선생, 남편 김인 선생 등도 이미 독립유공자로 서훈됐다.
안미생 선생의 행적은 1960년대 미국 이주 후 알려지지 않았으나,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은 채 살다 2008년 사망한 사실이 최근 뒤늦게 확인됐다.
부산 일신여학교 만세 시위를 이끈 마가렛 샌더먼 데이비스. 자료=국가보훈처 제공
이외에도 3·1절 독립유공자 포상 대상엔 부산 일신여학교 만세 시위를 이끈 마가렛 샌더먼 데이비스, 이사벨라 벨레 멘지스, 데이지 호킹 등 호주인 3명도 포함됐다. 작년이 한·호주 수교 60주년으로 남다른 의미를 갖게 됐다고 보훈처는 설명했다.
일신여학교 만세 시위는 부산·경남 3·1 운동의 효시로 일컬어진다. 데이비스는 시위 참가 학생들을 보호하다 체포됐으나 외국인 신분인 탓에 기소되진 않았다.
그는 일신여학교 1940년 3월 호주 장로회의 신사참배 반대 결정을 받아 들여 폐교한 이후 호주로 귀국했다.
전북 남원군 남원시장에서 시위 동참을 호소한 천연도 선생, 황해호 일대에서 독립운동 단체 '대한독립군사주비단' 단원으로 활동하며 군자금을 모집한 오수남 선생, 서울에서 광주학생운동을 지지하는 만세 시위에 참여한 안임순 선생, 하와이에서 재미 한인사회의 단결과 독립운동 연대를 호소안 김공도 선생 등도 이번에 포상을 받는다.
국가보훈처는 앞으로도 독립기념관, 국사편찬위원회, 국가기록원, 지방자치단체, 지방 문화원 등 유관기관과 독립운동 사료수집 관련 협업 체계를 공고히 하고, 국내외 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하여 독립유공자 발굴·포상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보다 다양한 유형의 독립운동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