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미만 금리 대출 전체의 42%
가계대출 규제로 비중 더 못 늘려
연초 우량자산 확대에 우선 집중
국내 3번째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가 신용이 좋은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출범 후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 자산을 늘리는데 한계를 느꼈던 토스뱅크가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부터 인터넷은행들의 중저신용자 대출 관리 보다는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위해 고신용자 대출 자산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올해 들어 가계대출이 재개되자 고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렸다. 은행연합회 대출금리 비교에 따르면 지난 1월 토스뱅크의 신용대출 중 4% 미만의 금리 비중은 42.60%다. 토스뱅크에서 1~2등 신용평가를 받은 고신용 고객의 지난 1월 평균 금리가 4.19%인 것을 감안하면 4% 미만 대출자는 고신용자다. 이 비중은 고신용자에 집중 대출을 해주는 일반 시중은행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의 지난 1월 4% 미만의 대출 비중은 45.5%다. 신한은행은 45.6%다.
반면 같은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과 비교하면 높은 비중이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는 4% 미만 대출이 없으며 케이뱅크의 비중은 12.90%다.
범위를 금리 6% 미만으로 넓혀도 비슷한 상황이다. 토스뱅크의 신용대출 중 금리 6% 미만 비중은 68.9%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이 각각 81.6%, 88.6%인 반면 카카오뱅크는 19.9%, 케이뱅크는 55.2%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출범한 토스뱅크가 가계대출 총량제와 엮이면서 대출 자산을 크게 늘리지 못한 것이 연초부터 공격적인 영업을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는 일주일만에 대출 목표치 5000억원을 소진해 대출을 늘리지 못했다. 올해 연초부터 신규 대출을 재개했다.
토스뱅크가 이같은 전략을 펼치는 것은 시기적인 이유 때문이다. 국내 인터넷 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가 있다. 인터넷 은행들은 지난해 금융당국이 설립 취지에 맞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요구하자 자체 목표치를 제시했다. 지난해 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가 17%, 케이뱅크가 16.6%, 토스뱅크가 23.9%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해 목표치를 각각 20.8%·21.5%로 잡았는데 이보다 3.8%p, 4.9%p 부족했다. 토스뱅크도 목표치 대비 11%p 낮았다. 올해 목표치는 토스뱅크가 42%,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25%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연말까지 많은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신규 은행인 토스뱅크는 연초에 우량 대출 자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토스뱅크도 올 초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사실상 이제서야 정상 영업을 하는 것"이라면서 "토스뱅크 신용평가모형에 따라 시장의 중저신용자가 저금리로 대출 받는 비중도 높다"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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