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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서 주먹 쥔 우크라 대통령 "싸울 것"

-EU의회서 수분간 기립박수 받아


유럽의회서 주먹 쥔 우크라 대통령 "싸울 것"
볼로디미르 젤렌스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의회에서 화상 연설을 가진뒤 주먹을 쥐고서 “자유를 위해서 싸울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이날 EU의회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특별세션으로 열렸다. 사진=스카이뉴스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의회에서 긴급 화상연설을 1일(현지시간) 갖고 “자유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전일 러시아와 가진 휴전협상이 결렬돼, 러시아군의 키예프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 임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설이 이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EU의회 긴급 연설에서 EU의 지원을 재차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어제 하루 동안 16명의 아이들을 죽었고 오늘도 2발의 크루즈미사일을 키예프에 쐈다"며 러시아의 전쟁범죄와 위장된 테러행위를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싸울 것이다. 자유와 생명을 위해서 싸울 것이다. 그리고 생존하기 위해서 싸울 것"이라며 끝까지 결사항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EU가 우크라이나와 함께 할 것이라는 확신을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EU 가입서를 전격 제출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좌절되면서 EU 가입을 통해서 러시아에 맞설 동맹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나토가 파병을 거절하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홀로 싸우고 있다.

젤렌스크 대통령은 아울러 “EU가 함께 할 것으로 믿고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우크라이나는 외로울 것”이라고 다시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 손을 들어 주먹을 불끈 쥐면서 승리의 다짐을 하면서 연설을 마쳤다.

EU의회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독재자로 언급하면서 러시아와 푸틴의 측근에 대한 제재에 나서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EU의회 곳곳에는 EU가 우크라이나와 함께 할 것이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들이 놓였다. 또한 청색과 노란색으로 꾸며진 우크라이나 국기도 EU의회 좌석 곳곳에 배치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화상 연설이 끝난 뒤에는 각국의 대표들이 모두 기립해 수분간 박수를 치면서 우크라이나를 응원했다.

우크라이나어로 진행된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을 영어로 전달하는 동시통역사의 목소리는 울먹이기도 했다.

동맹군 없이 홀로 싸워야 하는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전일 러시아와 휴전 협상이 깨진데다가 러시아의 추가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결사항전중인 수도 키예프가 버티고 있지만, 다른 도시들은 속수무책으로 공격당하고 있다. 러시아는 핵무기 카드까지 꺼냈고 국제법상 사용이 금지된 대량 살상 무기 '진공 폭탄'까지 사용하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키예프가 함락이 쉽지 않자 다른 대도시에 대한 폭격을 이날 쏟아 부였다. 또한 키예프로 향하는 러시아군의 대규모 지원 병력이 포착돼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한편,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선 유럽과 다른 동맹국 유엔 대표들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연설을 보이콧했다.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의미를 담은 단체 행동이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화상 연설을 시작하자 회의에 참석한 수십명의 각국 대표단 관계자들이 회의장을 떠났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