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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거리두기 완화 '군불'…확산세엔 손 놓나

기사내용 요약
독성 약한 오미크론 고려…"거리두기 효율 떨어져"
위중증·사망자 증가…중환자실 가동률도 50% 넘겨
"방역 완화 너무 빠르다…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

정부, 거리두기 완화 '군불'…확산세엔 손 놓나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1만9241명으로 집계된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당역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한 시민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 2022.03.02.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0만명을 넘어가는 상황에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방역패스 중단 이후 남은 거리두기도 완화해 일상회복 수순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같은 정부 입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유행 확산이 더 증폭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현재 거리두기에 대해서는 오미크론의 빠른 전파력을 고려할 때 유행 확산 차단을 위한 거리두기의 강화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적용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적 모임 6인, 다중시설 이용 시간 오후 10시 제한 등이다. 이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는 대통령 선거(대선) 이후인 13일까지 유효하다.

이날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역대 최대이자 최초로 20만명을 넘긴 날이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21만9241명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현재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은 높지만 중증화율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완료자의 경우 치명률이 0.08%로, 인플루엔자(계절 독감)와 비슷한 수준이다.

손 반장도 "현재로서는 확진자 억제보다는 중증·사망 최소화를 위한 관리에 주력하면서 오미크론으로 인한 실질적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데 주력한다는 게 기본적인 방향"이라고 말했다.

단 방역 위험 지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달 초만해도 200명대였던 위중증 환자 수는 700명대 중후반까지 늘었고 전국의 코로나19 중환자실 가동률은 54일 만에 50%를 넘었다.

코로나19 사망자는 지난달 28일 역대 최다인 114명을 비롯해 최근 일주일 하루 평균 94.1명으로, 100명에 육박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난달 말부터 방역 완화 조치가 연달아 시행된 상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조정할 수 있다는 정부의 메시지가 성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달 들어 방역패스는 전면 중단됐으며 확진자의 동거인도 접종 여부에 관계없이 격리를 하지 않는 가운데 거리두기까지 완화될 경우 확산세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정부의 방역 완화 시점이 전문가들의 평가 시점보다 2~3주씩 빠르다"며 "정점 도달 후에 완화를 해도 문제가 없는데 너무 연속적인 조치들이 이뤄지고 있어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다른 나라들도 정점을 찍은 이후 내려오면서 방역을 완화했는데 현재 방역 조치가 사회적 거리두기만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것까지 풀면 완전히 무장 해제 상태가 된다"며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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