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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판 방역 속 거리두기 완화 조짐…"환영" vs "불안"

기사내용 요약
'6인 모임·밤 10시 영업' 조기 완화 분위기
방역당국 "자영업자 방치…조정 의견 수렴"
시민 "방역 정책 소용없다" "아직 이르다"

살얼음판 방역 속 거리두기 완화 조짐…"환영" vs "불안"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중단한 지난 1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식당과 카페, 유흥시설 등 11종에 적용하던 방역패스가 이날 오전 0시를 기준으로 잠정 중단됐다. 2022.03.0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패스)를 중단한 데 이어 현행 '6인 모임·밤 10시 영업' 방침을 앞당겨 완화할 가능성을 비추자 시민들 사이에서 환영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한때 2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섣부른 방역 완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전날 열린 코로나19일상회복지원위원회의 분과위원회에서 당초 오는 13일까지 적용될 예정이었던 '6인 모임·밤 10시 영업' 방침을 앞당겨 완화할 가능성에 대해 논했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워낙 전문가들이 반대하고 있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이대로 계속 지금 몇달째 방치하고 있다, 그래서 뭔가 조정해야 되지 않냐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앞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유행 확산 차단을 위한 거리두기의 강화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며 "조정 필요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견들을 수렴해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연이은 방역 완화 움직임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우선 "기다렸다"는 반응이 많다.

인천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29)씨는 "영업시간 연장하고 방역패스 중단하기 전부터 확진자 수가 크게 늘어오는 걸 보면서 방역 정책이 유효하지 않다고 느꼈다"며 "거리두기 그만 할 때 됐다. (코로나19는) 독감 수준의 질병이라고 생각한다. 독감 때문에 거리두기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마친 김모(36)씨도 "음식점 가서 QR코드나 안심콜 확인하지 않고 식사하고, 영업시간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서 코로나19 이전과 크게 다른 것 같지 않다"며 "조금씩 이전의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 것 같아 숨통이 트인다"고 전했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고시생 조모(29)씨는 "공부하는 입장이라 방역 정책에 큰 영향을 받진 않지만, 자영업자 힘들다는 소리가 계속 들리는 만큼 이제 그만두고 다른 방법을 찾을 때도 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소통 커뮤니티에서는 "정부가 거리두기 조기 완화를 검토한다. 더 좋아지겠다", "지금보다 더 좋아질 거 같다. 끝이 보인다", "24시간 영업해야 한다. 학교도 다니는데 왜 자영업자만 조이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살얼음판 방역 속 거리두기 완화 조짐…"환영" vs "불안"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일부 완화한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관계자가 새로운 거리두기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개편되는 방역체계에 따라 '사적모임 6인, 오후 10시'로 완화된다. 2022.02.18. kch0523@newsis.com

다만 일부 시민들은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백신 패스를 중단하는 등 방역을 완화해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를 했던 직장인 서모(31)씨는 "아홉시, 열시까지 영업시간이 제한돼 있으면 회식이나 모임을 자제하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며 "영업시간 제한을 없애 2차, 3차로 자리를 옮겨 다니면 전염에 더 취약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합정역 인근 번화가의 카페 점원 김모(24)씨는 "확진자 20만명이 넘는데 방역패스도 멈추는 건 너무 급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20만명이 넘든 말든, 백신패스 하든 말든 손님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의 택시기사 이모(65)씨도 "확진자가 점점 늘어나는데 길거리에 사람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35만까지 내다보고 있으면서 너무 빨리 방역을 완화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9만8803명으로 집계됐다. 식당과 카페, 유흥시설 등 11종에 적용하던 방역패스는 지난 1일 오전 0시를 기준으로 잠정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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