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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잠정 무산 후 장제원-이태규 라인 물밑 대화

'尹-安 단일화 과정' 막전막후
2일 TV토론서 빨간 넥타이 복선
토론후 장제원 매형 자택서 담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사전투표(4~5일)를 단 하루 앞둔 3일 극적 회동을 통해 후보 단일화를 이뤘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하태경 국민의힘 선대본부 게임특위원장)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지난달 27일 두 후보가 단일화 무산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는 모습까지 연출하며 충돌 국면을 겪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간 단일화에 이목이 집중되며, 여야 정치권에서는 야권 단일화의 가능성이 희박해졌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윤 후보측과 안 후보측의 물밑접촉이 다시 시작되면서 이날의 반전 드라마가 쓰여졌다.

이날 취재를 종합하면 앞서 양 후보의 전권 대리인격으로 여겨졌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두 후보의 회동은 중앙선관위 주관 마지막 TV토론회가 있던 지난 2일 밤부터 3일 새벽까지 급박하게 진행됐다. 장 의원과 이 선대본부장은 토론회가 진행 중이던 2일 오후 9시께 만나, 단일화 의지를 확인했다.

안 후보는 토론회가 끝난 후 단일화를 결심, 이 선대본부장을 통해 윤 후보에게 회동을 제안했다. 이를 전해 들은 윤 후보는 스튜디오 촬영 스케줄을 마친 후 집으로 향하려던 '차를 돌려' 안 후보를 만나기 위해 이동했다는 후문이다. 보안 유지를 최우선으로 두고 경호원 없이 이동했다.

윤 후보, 안 후보, 장 의원, 이 선대본부장 네 사람은 3일 0시께 서울 강남에 위치한 장 의원의 매형 집에서 모였다. 장 의원의 매형은 성광제 카이스트 교수로, 안 후보 교수시절 '옆방 인연'을 맺었고, 성 교수는 안 후보의 동그라미 재단 이사장을 맡았을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고 한다.

네 사람은 2시간30분 가량 단일화 관련 대화를 나눴다. 안 후보는 아무런 조건 없이 윤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 두 후보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그간의 오해를 푼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장 의원과 이 본부장이 함께 단일화 합의문 초안을 작성했고, 안 후보가 초안을 받아들고 검토에 나섰다.
이후 안 후보가 합의문을 전달, 윤 후보가 이를 받아들였다.

두 후보의 전격적 결정에는 이재명 후보와 김동연 후보와의 단일화와 이 후보의 상승세 등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후보와 안 후보 모두 이 후보발 '정치교체론'에 위기감을 느끼는 동시에 '정권교체' 열망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