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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완화 조짐에…"숨통 트여" 환영 vs "희생자 늘어" 불안(종합)

기사내용 요약
'6인 모임·밤 10시 영업' 조기 완화 분위기
방역당국 "자영업자 방치…조정 의견 수렴"
"거리두기 조정안 현재 결정된 바는 없어"
시민 "이제야 숨통이 트인다" "아직 이르다"
전문가 "거리두기 해제하면 희생자 많아져"

방역 완화 조짐에…"숨통 트여" 환영 vs "희생자 늘어" 불안(종합)
[서울=뉴시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이 지난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비대면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2.03.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패스)를 중단한 데 이어 현행 '6인 모임·밤 10시 영업' 방침을 앞당겨 완화할 가능성을 비추자 시민들 사이에서 환영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한때 2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방역을 섣부르게 완화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전날 열린 코로나19일상회복지원위원회의 분과위원회에서 당초 오는 13일까지 적용될 예정이었던 '6인 모임·밤 10시 영업' 방침을 앞당겨 완화할 가능성에 대해 논했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워낙 전문가들이 반대하고 있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이대로 계속 지금 몇달째 방치하고 있다. 그래서 뭔가 조정해야 되지 않냐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유행 확산 차단을 위한 거리두기의 강화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조정 필요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견들을 수렴해 볼 예정"이라면서도 "현재까지 결정된 내용은 없다. (내일 브리핑에서) 거리두기 조정안이 포함될지는 현재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의 연이은 방역 완화 움직임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우선 "기다렸다"는 반응이 많다.

인천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29)씨는 "영업시간 연장하고 방역패스 중단하기 전부터 확진자 수가 크게 늘어오는 걸 보면서 방역 정책이 유효하지 않다고 느꼈다"며 "거리두기 그만 할 때 됐다. (코로나19는) 독감 수준의 질병이라고 생각한다. 독감 때문에 거리두기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마친 김모(36)씨도 "음식점 가서 QR코드나 안심콜 확인하지 않고 식사하고, 영업시간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서 코로나19 이전과 크게 다른 것 같지 않다"며 "조금씩 이전의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 것 같아 숨통이 트인다"고 전했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고시생 조모(29)씨는 "공부하는 입장이라 방역 정책에 큰 영향을 받진 않지만, 자영업자 힘들다는 소리가 계속 들리는 만큼 이제 그만두고 다른 방법을 찾을 때도 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소통 커뮤니티에서는 "정부가 거리두기 조기 완화를 검토한다. 더 좋아지겠다", "지금보다 더 좋아질 거 같다. 끝이 보인다", "24시간 영업해야 한다. 학교도 다니는데 왜 자영업자만 조이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방역 완화 조짐에…"숨통 트여" 환영 vs "희생자 늘어" 불안(종합)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패스)를 중단한 이튿날인 지난 2일 서울의 한 식당에 '그냥 들어오세요'란 안내문이 걸려 있다. 2022.03.02. kkssmm99@newsis.com

다만 일부 시민들은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백신 패스를 중단하는 등 방역을 완화해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를 했던 직장인 서모(31)씨는 "아홉시, 열시까지 영업시간이 제한돼 있으면 회식이나 모임을 자제하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며 "영업시간 제한을 없애 2차, 3차로 자리를 옮겨 다니면 전염에 더 취약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합정역 인근 번화가의 카페 점원 김모(24)씨는 "확진자 20만명이 넘는데 방역패스도 멈추는 건 너무 급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20만명이 넘든 말든, 백신패스 하든 말든 손님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의 택시기사 이모(65)씨도 "확진자가 점점 늘어나는데 길거리에 사람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35만까지 내다보고 있으면서 너무 빨리 방역을 완화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방역 완화 조짐에…"숨통 트여" 환영 vs "희생자 늘어" 불안(종합)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9만8803명으로 집계된 3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2.03.03. livertrent@newsis.com


전문가는 이른 방역 완화가 많은 희생자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엄중식 가천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도 해제하면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 정점시기를 당기고 전체적인 유행기간이 짧아질 수 있다"면서도 "대신 희생자는 더 많이 나올 것이다.
동의한 적은 없지만 최근 우리 방역대책이 오미크론에 의한 희생을 감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9만8803명으로 집계됐다. 식당과 카페, 유흥시설 등 11종에 적용하던 방역패스는 지난 1일 오전 0시를 기준으로 잠정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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