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3번째)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교외의 아에로플로트 승무원학교를 방문해 승무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이하 현지시간) 서방의 경제제재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또 우크라이나 2개 도시에서 휴전이 합의됐음에도 불구하고 전투가 계속되고 있는 책임을 우크라이나에 돌리고 우크라이나의 국가로서 미래가 회의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7일 3번째 휴전협상을 열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국회의원 다비드 아라카미아는 3차 협상이 7일 진행된다면서 구체적인 장소, 세부내용 등은 밝히지 않았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의도와 달리 장기화하고 러시아가 전혀 승기를 잡지 못하는 가운데 불만을 격렬히 쏟아냈다.
서방의 제재와 지리멸렬한 전황, 국내외 반전 여론 고조 속에 궁지에 몰린 푸틴은 5일 서방의 제재와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그들(우크라이나)이 지금처럼 계속 (저항)한다면 우크라이나의 국가로서의 미래는 의문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푸틴은 서방의 제재에 대해서도 이는 선전포고라며 위협했다.
러시아 주식시장이 닷새째 장이 열리지 못하고, 루블은 30% 폭락했고, 디폴트(채무불이행) 경고가 나오는 등 러시아 경제가 쑥밭이 되자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푸틴은 이날 TV로 중계된 러시아 항공사 아에로플로트 승무원들과 만남에서 "이같은 제재들은 선전포고와 마찬가지"라면서 "그러나 신께 고맙게도 아직 그 수준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황은 푸틴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당초 속전속결을 노렸지만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의외로 강한데다 자신이 신뢰했던 러시아군은 강군이 아닌 약체로 판명되면서 우크라이나전은 푸틴의 의도와 다른 전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외신에 따르면 푸틴이 침공 직전까지 "전쟁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실제 구체적인 작전을 짜야 할 군의 중간 간부들조차 깜깜이 작전에 투입되면서 공세가 지리멸렬하다.
러시아 군은 침공 당시에도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인들을 학살하고 있고, 이에따라 이같은 학살을 멈추기 위한 평화유지군으로 참전한다고 전달받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인종학살은 없었고, 평화유지군으로 환영받을 줄 알았던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인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해 혼란을 겪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명분 없는 전쟁으로 인해 사기는 바닥이고, 보급도 엉망진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상자도 급증하고 있다. 2015년 푸틴이 서명한 법에 따라 러시아의 사상자 수 공표가 법으로 금지돼 공식적인 통계는 나와있지 않지만 4일까지 군인 25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에서는 러시아가 계약한 용병회사 용병 100명 가운데 단 4명만 살아 돌아왔다는 말도 나온다.
특히 우크라이나에 포로로 잡힌 러시아 병사들이 러시아 집에 전화해 소식을 전하면서 러시아내 반전여론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한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열흘째인 4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마리우폴과 볼노바하에서 피난민의 탈출을 위해 임시 휴전하기로 했지만 전투는 계속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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