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루블화.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러시아에 투자했던 중동의 국부펀드들이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로 대규모 손실을 봤다고 주요 외신이 6일 보도했다.
카타르 국부펀드인 카타르투자청(QIA)은 보유 러시아 자산의 가치 하락(160억 달러→96억 달러)으로, 올해 들어 64억 달러(약 7조7030억원)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했다.
카타르투자청은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와 국책은행 VTB방크 등과 같은 회사들의 주식에 주로 투자했는데, 이들 회사의 주가가 최근 한 달 사이 50%가량 급락했기 때문이다.
VTB방크는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데 이어 국제은행간통신협회(스위프트)의 결제망에서 퇴출당했다. 로스네프트의 경우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가 이 회사의 지분을 매각키로 결정하면서 주가가 떨어졌다.
국부펀드 정보제공업체 글로벌 SWF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ADIA)도 같은 기간 6억달러(약 7222억원)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됐다.
중동 국가의 국부펀드들이 보유한 러시아 자산은 전세 국유 투자기관 보유량 가운데 69%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국부펀드들은 미국의 관심이 중동에서 아시아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믿고 러시아 투자를 늘려왔다고 외신은 전했다.
예컨대 중동 국부펀드 중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와 카타르투자청(QIA)이 러시아 익스포저(잠재 위험에 노출된 대출·투자액)가 가장 많다.
무바달라는 모스크바에 러시아 투자를 전담하는 사무실을 내고 민간회사와 인프라에도 투자하기도 했다.
무바달라는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에 모두 60억달러(약 7조2216억원) 투자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 쿠웨이트의 쿠웨이트투자청(KIA), 바레인의 뭄탈라카트 등도 러시아에 투자했다.
외신은 “중동 국부펀드들의 손실은 현재로선 장부상 손실이지만 러시아가 계속 전쟁할 의사가 있고 서방 세계는 대러 제재에 일치단결한 모습을 보여 이런 손실이 회복될 전망은 어둡다”고 진단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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