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박지영 교수팀이 비만형 당뇨를 막을 수 있는 유전물질을 찾아냈다.
세포를 둘러싼 제6형 콜라겐에서 잘려져 나온 신호전달물질 '엔도트로핀'은 지방세포 주변 환경을 변화 시켜 염증을 일으키고 조직을 딱딱하게 해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당뇨를 악화시킨다.
연구진이 이 엔도트로핀 분비를 억제하는 유전물질 '마이크로리보핵산-29'(miRNA-29)를 발견한 것이다.
박지영 교수는 7일 "이 원리를 이용해 비만 연관 당뇨치료 뿐만아니라, 엔도트로핀의 생성이 크게 증가한 상태인 간 섬유화, 간암, 유방암 등 다양한 염증성, 섬유화 질환의 치료에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고지방식을 먹여 살찌운 쥐의 지방조직에 miRNA-29를 투여했다. 그결과 대조군 쥐에 비해 세포의 염증, 섬유화, 인슐린 저항성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지방조직에서 HIF1a 단백질을 합성하지 못하도록 유전자 변형된 쥐에서 그 효과가 더욱 뚜렷이 나타났다. HIF1a는 암처럼 세포가 과다 증식해 산소가 부족한 환경일 때 합성되는 단백질이다.
이에 앞서 연구진은 일반인과 비만인의 지방조직을 대조 분석해 엔도트로핀을 분리해내는 단백 분해 효소(MMPs)를 찾아내고, miRNA-29로 이 단백 분해 효소 합성 자체를 억제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
또 HIF1a 단백질이 해당 단백 분해 효소와 제6형 콜라겐 합성을 촉진해 엔도트로핀 분비를 증가시킨다는 사실도 이번 연구로 처음 밝혀졌다.
박 교수는 "이 실험결과는 HIF1a 억제제를 miRNA-29와 병용 투여하면 세포 독성은 억제하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HIF1a 단백질을 표적 하는 약물 치료방식은 세포 독성 때문에 고용량 처방이 어렵다는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당뇨병의 생리학, 병태생리학 분야의 최상위 국제학술지인 '당뇨'(Diabetes)에 지난 2월 15일 온라인 선공개 돼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다.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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