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여성이 일하기 힘든 한국… ‘유리천장 지수’ 10년째 꼴찌

남녀 소득격차·관리직 여성 비율
기업 내 여성이사 비율 등 최하위
코로나 이후 女실업자 더 많아져
"육아·가사노동 때문에 직장 떠나"

여성이 일하기 힘든 한국… ‘유리천장 지수’ 10년째 꼴찌
세계 여성의 날이 8일 114주년을 맞은 가운데 여성의 고용 환경이 갈수록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임팩트 탓에 사회적 격리가 확대되면서 육아와 가사노동에 대한 여성의 책임이 커지면서 여성이 직장을 떠난 비율은 남성보다 현저히 높았다.

더구나 한국이 일하는 여성의 환경을 평가하는 '유리천장지수'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가운데 꼴찌라는 분석이 나왔다. 10년 연속 최하위다. 한국은 남녀 소득격차, 관리직 여성 비율, 기업 내 여성이사 비율 등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

■100점 만점에 20점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지수에서 한국은 종합 20점대(만점 100)를 받아 조사대상 29개국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로써 한국은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2013년 시작된 평가에서 올해까지 10년 연속으로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유리천장지수는 남녀 고등교육 격차, 소득격차, 여성의 노동참여율, 고위직 여성 비율, 육아비용, 남녀 육아휴직 현황 등을 종합해 매년 산출된다. 낮은 점수일수록 일하는 여성 고용환경이 열악하다는 뜻이다.

한국은 남녀 소득격차, 관리직 여성 비율, 기업 내 여성이사 비율 등이 각각 29위, 여성 노동참여율, 남녀 고등교육 격차가 28위, 의회 여성 의석 비율 27위 등 대다수 부문에서 저평가를 받았다.

이코노미스트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모두에서 성평등이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한국 상장기업의 이사 98%가 남성이고, 여성이 대표인 기업은 109곳 중 1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관리직은 여성이 10% 남짓이었다.

소득격차도 문제가 됐다. 한국은 남녀소득 격차가 무려 35%에 달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직장 떠나…육아·가사노동 때문

코로나19 유행 이후 노동시장을 떠나는 여성의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삼일PwC가 이날 발표한 '여성 고용환경 지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여성 고용환경지표는 64로 전년보다 0.5 감소했다. OECD 33개국 여성의 고용 성과를 측정·평가한 수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OECD 내 여성 고용관련 지표는 지난 10년간 계속 상승세를 보였으나 2020년 처음으로 하락했다.

지표 하락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코로나19 기간 나타난 높은 여성 실업률 △낮은 여성 참여율 등이 꼽혔다.

삼일PwC는 일자리 감소와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예측된 고용 증가와 비교하는 'COVID-19 격차'를 기반해 추정했다.

그 결과 코로나 발생 이전보다 여성 실업자는 510만명 더 증가했고, 노동시장에 참가하는 여성의 수는 520만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원인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육아·가사노동에 대한 여성의 책임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팬데믹 기간 학교 또는 보육시설 폐쇄로 인해 자녀 돌봄의무를 여성이 전담한 비율이 남성과 비교해 3배 더 높았다.

여성과 남성의 경제활동참여율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소 30년이 필요할 것으로 PwC는 전망했다. 또 남녀 성별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소 63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