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990년 1월 31일(현지시간) 소련에 처음 문을 연 맥도널드 매장 앞에 햄버거를 먹으려는 시민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맥도널드는 8일 러시아 매장 850곳의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로이터뉴스1
서방 기업들의 러시아 발 빼기가 지속되고 있다.
8일(이하 현지시간)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가 러시아내 850개 매장 영업을 중단키로 했고, 세계 최대 식료품·소비재 업체 유니레버는 러시아로의 수출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커피체인 스타벅스도 러시아 매장 영업 중단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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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850개 매장 영업 중단
CNBC, CNN,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맥도널드는 "우크라이나에서 전개되고 있는 불필요한 인적 고통"에 대응해 러시아 내의 850개 매장 영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크리스 켐친스키 맥도널드 최고경영자(CEO)는 프랜차이즈 업주들과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러시아내 모든 영업을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내 직원 6만2000명 급여는 계속 지급하고, 로널드맥도널드하우스 자선재단도 운영을 지속한다고 덧붙였다.
켐친스키 CEO는 직원 급여는 전액 지급한다면서 직원들을 돕기 위한 기금으로 500만달러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맥도널드는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침묵해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러시아 영업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의도적으로 비판을 삼가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맥도널드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매장은 알짜배기다. 전세계 매장의 2% 수준에 불과하지만 매출의 9%. 영업이익의 3%를 담당한다.
특히 러시아 매장은 소련 해체와 맥을 같이한다는 상징성도 있다.
32년전 맥도널드가 모스크바에 첫 매장을 낸 지 수개월 뒤 소련이 붕괴되고, 러시아에 자유의 바람이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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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레버, 러시아 수출입 중단
CNN에 따르면 세계 최대 식료품·소비재 업체인 유니레버도 8일 러시아에서는 일체 수입도 하지 않고, 제품 수출도 안 한다고 선언했다.
도브 비누부터 벤앤드제리스 아이스크림에 이르기까지 가정에서 먹고 쓰는 거의 모든 제품을 만드는 유니레버는 또 러시아내 모든 광고지출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유니레버는 그러나 러시아에서 모든 제품 공급을 중단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만들어져 시민들이 매일 쓰는 필수 식품과 위생제품들은 계속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니레버는 아울러 러시아에서 어떤 이윤도 챙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러시아 생산과 판매로 벌어들이는 이윤은 기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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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도, 러 영업 중단
한편 세계 최대 커피체인 스타벅스도 맥도널드의 영업중단 발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러시아 영업 중단 방침을 발표했다.
스타벅스 러시아내 매장은 직영점은 한 곳도 없고 프랜차이즈로 운영된다.
스타벅스는 맥도널드 발표 수 시간 뒤 러시아 매장 130 곳 영업이 즉각 '임시중단'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주 러시아 매장은 영업을 지속하기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그러나 계속된 압박 속에 결국 면허 잠정 중단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
케빈 존슨 스타벅스 CEO는 당시 영업 지속 방침을 밝히면서 대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고, 러시아에서 벌어들인 로열티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기부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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