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로 착오, 기계 결함 월선" 모두 돌아가겠다 의사 밝혀
지난 2000년 9월25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 앞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해군 고속정이 기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9일 국방부는 어제 8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나포된 북한 선박과 이 선박에 타고 있던 인원 7명 전원을북한으로 돌려 보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우리 군은 인도적 견지와 그간의 관례에 따라 본인들의 의사를 존중해 북한 선박 및 인원 7명 전원을 이날 오후 2시쯤 NLL 일대에서 북측에 인계했다"라고 전했다.
국방부는 "우리 군은 어제 서해 백령도 동방에서 NLL을 월선한 북한 선박 1척과 승선 인원 7명을 확보했다"며 "북한 선박은 항로 착오와 기계적 결함으로 월선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승선 인원들은 모두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 선박은 전날 오전 9시30분쯤 서해 백령도 인근 10㎞ 해상에서 NLL을 월선 했다.
우리 군은 북한 선박이 NLL 남쪽으로 약 5㎞를 넘어온 오전 10시14분부터 병력 6명을 승선시켜 내부를 검색했고, 11시42분께 백령도 용기포항으로 예인했다.
지난 2010년 6월 29일 오전 서울 용산동 전쟁기념관 평화의광장에서 열린 제8주년 연평해전 기념식에서 정운찬 국무총리(가운데)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서동일기자
북한 선박엔 군복 차림의 6명과 사복 1명 등 7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무장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후 우리 군과 정보기관 등 관계당국으로부터 합동신문을 받았다.
승선 인원들은 '이삿짐을 나르다가 항로 착오로 NLL을 넘었고 귀순의사가 없다'라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이 나포한 북한 선박에선 총기류는 물론, 위성항법장치(GPS), 어업도구 등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북한 선박이 NLL을 월선 하는 과정에서 뒤따라온 북한 경비정도 전날 9시49분쯤 NLL을 침범, 우리 해군 '참수리'급 고속정에선 40㎜ 함포 3발을 쏘며 한 차례 경고 사격을 가했다.
북한 경비정은 이에 응사하지 않은 채 방향을 바꿔 북측으로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NLL을 침범해 우리 측 수역에 머문 시간은 약 7분으로 파악됐다.
북한 경비정이 NLL을 넘은 것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처음이다. 일부에서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북한 경비정 월선에 '고의성'이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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