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석탄 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삼척블루파워가 신용도 하락과 함께 자금조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해부터 기관들의 투자의사 결정에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가 중요한 판단 요인으로 부상한 가운데 신용등급마저 강등돼 향후 자본시장에서 차입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정부 출범 이후에도 석탄산업에 대한 비우호적인 정책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자본시장 접근성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척블루파워의 올해 안에 만기 도래하는 기업어음(CP) 및 회사채 규모는 2000억원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CP 1500억원, 회사채 500억원이 연내 만기다.
시장에선 이들 시장성 차입의 차환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시장의 탈석탄 기조로 인해 자본시장 접근성이 더욱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채 신용등급도 A급으로 하향조정돼 투심은 더욱 나빠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8일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단기 등급을 A+에서 A2+로 하향조정했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도 지난해 말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CP 등급을 A1에서 A2+로 낮춘 바 있다.
이들 신평사들은 삼척블루파워가 강화된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인해 사업안정성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김미희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삼척블루파워는 민자 석탄 발전 프로젝트 중에서 유일하게 회사채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면서 "향후 금융기관들의 투자의사결정 과정에서 ESG가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 만큼 자금조달 환경이 점차 비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회사채 인수 약정이 종료되는 운영기간 중에는 차환 위험에 더욱 노출될 수 있다"면서 "유동성 확보 방안과 관련 위험 수준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부 출범 이후에도 비우호적인 정책기조가 지속되는 점도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2050년 석탄발전을 전면 중단하는 내용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확정하고 COP26 글로벌 청정전원선언에 참여했다. 업계에선 탈석탄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렇다 보니 삼척블루파워의 재무 상태는 1년 사이에 악화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회사의 회사채를 포함한 은행 장단기 차입금 규모는 2021년 9월 말 기준 총 1조3043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현금성 자산은 4253억원 수준이다. 총자본순차입부채비율은 190.6%로 지난 2020년 말(99.3%) 대비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은행권의 대출 확대가 지속될 지도 미지수다.
한편 삼척블루파워는 삼척석탄화력발전소 운영을 목적으로 2011년 11월 설립됐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포스코에너지(29%), 두산중공업(9%), 포스코건설(5%), 재무적투자자(57%)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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