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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가 가로세로 동시에 늘어난다

기계연구원, 세계 최초 메타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개발
새로운 메타물질로 디스플레이 만들어 이미지 왜곡문제 해결

디스플레이가 가로세로 동시에 늘어난다
메타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이미지를 표시할 수 있는 곡면형 디스플레이와 피부에 부착할 수 있는 소자를 만들었다. 기계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역학장비연구실 장봉균 박사팀이 세계 최초로 가로와 세로가 함께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신축성 메타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메타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유연한 기판에 3인치 크기로 만들어 가로나 세로 한쪽만 잡아당겨도 두 방향이 동시에 최대 25%까지 늘어났다.

장봉균 박사는 14일 "신축성 디스플레이가 지니는 근본적인 이미지 왜곡 문제를 메타구조체를 이용해 해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무와 같이 자연계의 신축성이 있는 물질 대부분은 가로 방향으로 늘렸을 때, 세로 방향으로는 줄어든다. 따라서 신축성 디스플레이를 구현했을 때, 표시된 이미지가 왜곡된다. 이는 신축 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다.

디스플레이가 가로세로 동시에 늘어난다
기존 신축성 디스플레이는 가로로 늘렸을 때, 세로 방향으로 줄어들어 표현된 이미지의 왜곡이 발생하지만, 메타 디스플레이는 세로 방향으로도 동일한 비율로 늘어나 이미지 왜곡이 없이 디스플레이를 늘릴 수 있다. 기계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역학적 특성을 갖는 역학 메타물질의 설계와 제조 기술을 활용했다.

오랜 연구개발을 통해 축적된 유연 전자 소자와 메타 구조체의 역학적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물질을 길이 방향으로 늘렸을 때 폭 방향으로 줄어드는 '푸아송 비율'이 -1인 메타 물질을 설계했다. 이를 회로 기판에 적용하면 이미지가 일그러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높은 신축성과 균일한 변형을 갖는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또 연구진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면적 마이크로 LED 롤 전사 기술에 역학 메타물질 설계 및 제조 기술을 적용했다. 마이크로 LED 전사 후에 리플로우와 레이저를 이용한 메타 구조체 가공 공정을 통해 메타 디스플레이를 만들었다.

3인치 크기로 만든 메타 디스플레이와 기존의 유연 디스플레이를 반경 80㎝의 반구 표면에 붙여본 결과, 기존 유연 디스플레이의 경우 주름과 구겨짐이 발생하지만, 메타 디스플레이는 손상 없이 매끈하게 부착됐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초실감 메타버스용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에 관한 후속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성장하고 있는 미니-LED 산업과 그래핀 산업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소기업 YTS 마이크로텍과 MCK-텍을 설립해 보유 기술의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지난 2월 15일 발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