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한 양봉농가의 비어 있는 벌통 모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농촌진흥청은 최근 양봉농가의 월동 꿀벌 피해 원인은 지난해 발생한 응애류(거미류 절지동물)와 말벌에 의한 폐사, 이상기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14일 밝혔다.
최근 전국적으로 꿀벌이 감소하며 피해 사례가 폭증하자 조사에 나선 것이다.
피해 조사는 농진청, 농림축산검역본부, 지자체, 한국양봉협회가 합동으로 지난 1월7일부터 2월 24일까지 전국 99개 양봉농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피해 봉군 대부분에서 응애가 관찰됐고, 일부 농가는 꿀벌응애류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 할 목적으로 여러 약제를 최대 3배 이상 과도하게 사용해 월동 전 꿀벌 발육에 나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예찰이 어려운 응애류 발생을 농가에서 인지하지 못했고, 지난해 8월까지 사양 꿀과 로열젤리 생산으로 적기 방제가 미흡해 월동 일벌 양성 시기에 응애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월동 꿀벌의 약군화(일벌 구성 감소)를 초래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말벌류 중 등검은말벌은 일벌 포획력이 탁월해 유인제나 유인 트랩으로 완전하게 방제하기 어려워 지난해 10월 늦게까지 피해를 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해 9∼10월에는 저온현상이 발생해 꿀벌의 발육이 원활하지 못했고, 11∼12월에는 고온으로 꽃이 이른 시기에 개화하는 현상이 나타나 봉군이 약화됐다.
이 같이 약화된 봉군으로 월동 중이던 일벌들이 화분 채집 등 외부활동으로 체력이 소진됐고, 외부기온이 낮아지며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농진청은 정확한 피해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 현장에 적극 보급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꿀벌응애 친환경 방제 기술과 무인기(드론) 이용 등검은말벌 조기 방제 기술을 개발하고, 월동 꿀벌 관리기술 자료 발간과 배포를 통해 현장 기술지원 등을 확대할 방침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농가가 안정적으로 양봉업을 할 수 있도록 이상기후 상시화에 대비해 꿀벌 관리와 병해충 발생 피해를 최소화하는 연구개발과 기술 보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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