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백종범 교수팀, 숯으로 천연가스 만드는 기술 개발
40℃와 일반기압 조건에서 99.8% 수율로 메탄가스 생산
UNIST 백종범 교수팀이 15리터 크기의 진공용기 안에 지르코늄 구슬과 숯, 코발트를 넣고 돌려 메탄가스를 만들어냈다. UN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이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백종범 교수팀이 지르코늄 구슬을 숯과 함께 굴려 메탄가스를 만들어냈다.
연구진이 개발한 방법은 40℃의 저온과 일반적인 대기압 조건에서 99.8% 수율로 메탄가스를 합성해 냈다. 기존의 탄화수소 제조 공법은 600℃ 고온에서도 수율이 80% 수준이었다.
연구진은 직접 나무를 태워 만든 숯을 원료로 써서 메탄을 생산해내 실제 상업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백종범 교수는 14일 "볼-밀링의 금속 구슬 충돌 힘으로 손쉽게 숯을 분해해 메탄가스를 제조 할 수 있다"며 "숯과 유사한 석탄을 가스화하는 생산 공정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메탄가스를 만드는 방법으로 볼-밀링법을 사용했다. 볼-밀링법은 용기에 쇠구슬과 반응물질들을 같이 넣고 밀폐한 후, 빠른 회전으로 충격을 일으켜 가스를 만든다.
볼-밀링 용기에 지르코늄 구슬과 탄소 재료, 금속 촉매를 먼저 넣고 아르곤 분위기에서 회전 시켰다. 이때, 탄소 재료들은 금속 촉매들과 반응해 탄소-탄소 결합이 깨지고, 탄소-금속 결합이 형성된다.
이후, 볼-밀링 용기에 수소 가스를 넣고 다시 회전을 시켜주면 탄소-금소 결합에서 탄소-수소 결합으로 반응해 탄화수소, 즉 메탄가스가 만들어졌다.
또한, 금속 촉매의 역할과 볼-밀링의 시스템의 역할을 정확히 연구하기 위해, 일반적인 열처리 공법, 금속 촉매 없는 볼-밀링 공법, 금속 촉매를 포함한 볼-밀링 공법으로 메탄 가스 수득률을 비교했다.
이 때, 금속 촉매를 포함한 볼-밀링법이 낮은 온도에서 가장 좋은 수득률을 보였다. 또한, 금속 촉매를 코발트, 철, 니켈을 바꿔서 연구를 한 결과, 코발트가 가장 촉매 효율이 뛰어났다.
이와함께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가 메탄가스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15리터의 비교적 큰 용량의 볼-밀링 용기를 사용해 실험했다. 이 때, 직접 나무 조각을 태워 숯을 만들어 연구를 진행했고, 전력 대비당 메탄가스 생성량은 이전 작은 규모의 볼-밀링법과 비슷했다.
연구진은 "이는 가장 느린 화학반응 중 하나인 탄화 수소 가스화 반응 속도를 볼 밀링의 기계화학적 에너지를 이용해 크게 개선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화학반응 속도가 느리면 경쟁 반응에 밀려 부산물이 많이 생기고 수율이 낮아질 뿐만 아니라 에너지 공급을 위해 고온의 반응 조건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앙게반테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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