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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경호 좋지만 교통 난제" 경찰 고심 [윤석열 시대]

국방부 인근 출퇴근 상습정체지역
집회·시위 관리 문제도 검토해야

윤석열 당선인의 새로운 대통령 집무실과 관련해 경찰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새 집무실 선정에 신중을 기하는 가운데 경찰이 고려해야 할 경비와 교통 등 문제는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일일 브리핑을 통해 "용산을 포함해서 지금 여러 후보지를 놓고 저희가 검토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며 "청와대로 들어갈 가능성은 제로"라고 선을 그었다.

김 대변인은 "집무실을 결정할 때는 국민께 불편을 드리지 않으면서도 국정운영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치밀하게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오늘내일 말씀드릴 수 있을 것처럼 간단히 결정지을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 측이 청와대 집무실 이전을 확실시하면서 경호·경비와 교통, 집회 등 문제는 당장 경찰이 검토해야 할 대상으로 떠올랐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정부서울청사는 대로변에 위치한 특성상 지리적 어려움이 많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같은 이유로 '광화문 집무실' 공약을 실현하지 못했다.

집무실이 광화문으로 이전되면 도심 내 검문·검색 강화로 시민이 겪게 될 불편이 적지 않고 광화문광장에서 상시로 열리는 집회·시위를 막을 방법도 마땅치 않은 상태다. 또한 고층건물이 밀집해 테러 등에 대비하기도 쉽지 않다.

경찰은 '대통령실 이전 준비 치안대책 위원회'를 신설하고 대통령실 이전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경비국장 주관으로 관련 회의를 하며 인수위 내 청와대 개혁TF에도 참여한다. 다만 구체적인 집무실 부지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실무진은 지역 특성에 따른 경우의 수를 따지고 있다.

집무실이 광화문이 아닌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결정될 경우 경호와 보안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용산 집무실은 경호 중 발생할 수 있는 전파방해로 인한 시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점으로 꼽힌다. 다만 국방부 청사 인근 역시 출퇴근길 정체지역이기 때문에 교통 관련한 시민들의 불편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집무실 이전에 대해 경호 관련 구조적 문제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긍정적 시각을 비쳤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광화문은 구조적 어려움 때문에 경호에 대한 보강이 많이 필요하다"며 "용산구 국방부는 경호에 대한 설비가 이미 갖춰져 있고 지하벙커까지 마련돼 있어 유리한 측면이 많다"고 분석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광화문과 용산 어느 쪽에 집무실이 설치돼도 경호시스템이 자리잡고 교통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청와대 시대를 마친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중요하지만 경호·교통 등 현실적인 문제를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