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로 정세 불안정
안보엔 신구정부 따로 없어
16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대형TV를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사진=뉴스1
북한이 또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전 9시30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미확인 발사체를 발사했으나 발사 직후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올 들어 북의 10번째 미사일 발사다. 지난 5일 '정찰위성 개발시험'이라고 주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시험 후 11일 만이다. 비록 이번에 실패했지만, 북측이 넘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에 다가서고 있다는 추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건 북한이 신형 ICBM 발사를 기도했을 가능성이다. 북측은 최근 보름여 동안 ICBM 체계 시험을 위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두 차례 실시했다. 당시 한미 군 당국은 순안 일대에서 '괴물 ICBM'으로 불리는 화성-17형 미사일을 쏜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화성-17형은 핵무기 탑재도 가능한, 다탄두 투발능력을 갖고 있다.
우선 북한이 미사일 도발의 수위를 계속 올리고 있는 시점이 주목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정세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라서다. 가뜩이나 미·중 패권다툼 속에 중국은 북핵 해결에 소극적인 터다. 북측은 미국이 대러시아 제재에 정신이 팔려 있는 지금이 핵·미사일 능력을 극대화할 적기라고 봤을 소지가 크다는 관측이다.
더욱이 지금은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당선인의 새 정부 간 정권교체기다. 김정은 정권이 미국 조 바이든 정부의 대화 제의뿐 아니라 현 정부의 한반도 종전선언 제안에 찬물을 끼얹듯 도발 수위를 끌어올리는 속내는 뻔하다. 신구 정부의 틈새를 비집고 실질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 몸값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뒤 미국과 협상을 벌이겠다는 의도다. 이는 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실패를 뜻한다고 봐야 한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석달 뒤인 2017년 9월 6차 핵실험을 감행했었다. 작금의 제반 상황을 감안하면 북측이 윤 당선인 취임을 전후해 7차 핵실험을 자행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그러나 북한의 오판으로 인한 안보 리스크는 우리 경제에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신구 정부가 안보에 관한 한 한 치의 틈도 없어야 한다. 괜히 북한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국제사회와 공조를 소홀히 해 화근을 키우는 일을 되풀이해선 곤란하다. 물러가는 문 정부는 임기 중 북핵 대응정보를 신정부와 정확히 공유해 이를 토대로 여야가 강온 양면의 대북정책을 한목소리로 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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