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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링 멈췄다더니' 30만서 결국 60만…또 빗나간 방역당국 예측

'더블링 멈췄다더니' 30만서 결국 60만…또 빗나간 방역당국 예측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2.3.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60만명이 넘으며 일주일 만에 또 한번 더블링(확진자가 두 배씩 늘어나는 추세)을 기록했다. 정부가 예측했던 정점 확진자수를 넘어간 지 하루만에 20만명이 더 늘었다.

방역완화와 스텔스 오미크론 확산 외에도 '면역감소 효과'가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앞으로 한 주 정도면 정점 여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월 첫 1만명 이후 5주동안 신규 확진자수 더블링만 5번…누적 800만명대, 국민 6.2명당 1명꼴로 코로나 감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2만1328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날 40만711명보다 22만617명 늘어났다. 하루 확진자수는 3월 9일 34만2431명으로 처음 30만명대 진입한 이후 8일만에 확진자 60만명이 넘었다.

이 같은 추세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후 크게 늘었다.

지난 1월 26일 하루 확진자 1만3007명을 기록하며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후 확진자가 1만명 발생하기까지 737일(2년 6일)이 걸렸다. 이후 2월 2일 2만270명으로 첫 2만명대를 기록하기까지 7일 걸렸다.

이후 2월 9일 4만9567명, 2월 16일 9만443명, 2월 23일 17만1452명, 3월 9일 34만2431명 그리고 오늘(3월 17일) 62만1328명까지 약 5주 동안 다섯 차례나 더블링을 기록했다.

이날 기준 총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25만592명이다. 2월 6일 처음으로 누적 확진자 수 100만명을 넘은지 39일 만에 8배가 늘었다. 이는 전국민 5131만7389명(행정안전부 2021년 12월 주민등록인구현황) 대비 16.1% 비중으로 국민 100명당 16명, 6.2명당 1명이 코로나19 확진 경험이 있다는 의미다.

◇오미크론 확산세 강해 정부 예측치 계속 상회…"1주 정도면 정점 파악 가능"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생각보다 크고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정부의 예측도 다시 한번 빗나갔다.

지난 1월 25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정부와 일하는 전문가들은 3만명 정도에서 피크(정점)를 칠 것이라고 얘기한다"고 말했으나 1월 26일 일일 확진자가 1만명대를 돌파한 뒤 10일만인 2월 5일 3만6362명을 기록해 예상치를 넘어섰다.

방역당국은 1월 26일 3월말 일일 신규 확진자가 최대 12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한데 이어 지난 2월 7일에는 2월말 13만~17만명 발생하며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번번이 예측이 빗나갔다. 지난 3월 11일에는 김 총리가 "열흘 내 정점에 도달, 주간 하루평균 최대 37만명 수준"이라고 정점 예측치를 밝혔으나 하루만에 예측치를 상회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출입기자단 비대면 백브리핑에서 "현재 유행의 정점을 지나고 있기 때문에 치솟은 것이며 지나가기를 바란다. 1주일 정도 지켜보면 정점을 언제쯤 지나갈 수 있을지 파악 가능하겠다"고 말했다.

백순영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짧게는 1주일, 그 이상으로 유행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당장 거리두기 완화 등 방역수칙 완화보다 코로나 대응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스텔스 오미크론·방역완화·면역감소가 원인

이는 기존 오미크론보다 전염력이 강한 '스텔스 오미크론(BA.2)'의 확대, 방역패스 해제,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연장 등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수칙 완화로 오미크론 변이가 더 광범위하게 퍼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소아 환자들과 고령층의 집단 감염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스텔스 오미크론 국내 검출률은 14일 기준 26.3%다. 지난 2월 3주 4.9%에서 약 5배가량 늘어났다.

정부는 17일 확진자 수가 62만명 넘게 나온 데 대해 신속항원검사 확진 인정으로 숨어있던 확진자가 반영된 이유도 있다는 입장이다.

손 반장은 이날 출입기자단 비대면 백브리핑에서 "신속항원검사 양성을 확진으로 인정하면서 숨어있던 확진자들이 상당히 늘어나고 어제 누락된 확진자가 포함돼 규모가 확실히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면역감소' 효과도 한 가지 원인으로 지목됐다. 백신 접종이나 코로나19 감염으로 획득한 면역력이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지난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로 면역감소를 꼽았다.

정 교수는 "지금도 백신 접종이 제공하는 감염예방 효과가 감소하는 것을 관찰하고 있다. 그리고 해외 사례를 볼 때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는 변이가 계속되면서 재감염이 매우 빈번한 것으로 보인다.
즉 백신의 감염예방 효과도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하며 또한 감염으로 획득한 면역도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유행이 감소세를 보이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많은 유럽 국가들 또한 면역감소와 방역완화 그리고 스텔스 오미크론 확산을 원인으로 지목됐다.

일주일 새 하루 확진자가 84% 증가한 핀란드를 비롯해 스위스, 영국, 오스트리아, 벨기에,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의 절반이 한주 만에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