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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1차 디폴트 위기 넘겨..러 신흥재벌 지원설

러, 1차 디폴트 위기 넘겨..러 신흥재벌 지원설
지난달 24일 촬영된 러시아 모스크바의 환전상 간판.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서방의 경제 제재로 해외에 달러가 묶인 러시아가 이달 다가온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그러나 러시아는 다음달에도 수십억달러의 빚을 갚아야 한다.

영국 언론들을 비롯한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러시아 정부가 전날 지급할 예정이던 2건의 달러 국채 이자를 무사히 지급했다고 전했다. 이날 미국 JP모간 은행은 “러시아가 달러로 국채 이자를 지급했고 이를 지급대리인인 씨티그룹 등에 이체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해당 자금을 확인한 뒤 채권자들에게 분배중으로 알려졌다. 채권자들 가운데 이자를 지급받았다는 제보도 이어졌다.

앞서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정부들은 러시아가 지난달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대규모 경제 제재를 가했다. 그 결과 약 6430억달러(약 778조원)의 러시아 외환보유액 가운데 해외에 있던 약 절반이 동결됐다.

이와 관련해 서방 금융권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16일까지 2건의 달러 표시 국채와 관련해 1억1700만달러의 이자를 내야하며 계약상 루블로는 지급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재무부는 서방 제재 때문에 외화를 끌어 쓸 수 없으니 러시아 루블로 이자를 갚겠다고 주장해 디폴트 가능성을 암시했다. 러시아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16일 발표에서 어떤 통화로 지급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러시아 정부가 국채 이자를 제대로 지급했으며 실제 지급 여부는 미국의 결정에 달렸다고 알렸다.

현재 미국은 러시아 제재에 따라 미국 금융기관과 러시아 정부 기관의 거래를 금지했으나 러시아 채권자들의 이자 수령만은 예외로 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해당 예외 조항을 오는 5월 25일까지만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스위스은행가협회(SBA) 등은 17일 발표에서 러시아 신흥재벌(올리가르히)들이 2130억달러에 달하는 달러 자산을 스위스에 보관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의 디폴트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JP모간은 러시아가 올해 말까지 400억달러의 외화빚을 갚아야 하고 4월 초에도 20억달러의 채무 만기가 돌아온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지난 1998년 루블 채권을 갚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했으며 외화 채권을 갚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한다면 1917년 공산 혁명 이후 최초가 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