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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크림반도 병합 8주년 행사 강행

[파이낸셜뉴스]
푸틴, 크림반도 병합 8주년 행사 강행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군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이하 현지시간)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자신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중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2014년 크림반도 병합 8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3주째에 접어든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군중으로 가득 들어찬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러시아 깃발이 휘날리는 대규모 집회에 참석해 자신의 우크라이나 침공 정당성을 다시 주장했다.

모스크바 경찰 당국은 이날 행사가 치러진 루즈니키 경기장과 그 주변에 20만여 군중이 몰려들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대표단이 우크라이나와 협상에서 입장차를 좁혔다고 밝힌 가운데 푸틴의 대규모 군중대회가 진행됐다. 이와관련 우크라이나 측은 자국의 입장이 달라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푸틴이 참석한 이날 집회는 크렘린이 주도한 관제 행사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러시아가 외국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사이트들을 줄줄이 폐쇄한 가운데 현재 러시아에서 각광받고 있는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서는 크렘린이 국립 교육기관 학생들과 국영기업 직원들을 강제로 집회에 동원했다는 뉴스들이 돌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공개석상에 거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던 푸틴은 이날 군중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참전 군인들이 서로 도우며 전쟁을 치르고 있다면서 "오랜 시간 이런 단결을 겪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옛 소련을 추억하는 노래인 '메이드 인 더 USSR(소비에트연방)'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 벨라루스와 몰도바는 모두 내 나라"와 같은 애국심을 고취하는 노래들이 공연됐다.

푸틴은 이날 연설에서 성경까지 동원해 러시아 군인들의 전우애를 강조했다. 그는 "친구를 위해 한 사람의 영혼을 바치는 것보다 숭고한 사랑은 없다"고 말했다.

푸틴은 "나치 없는 세계를 위해"라는 문구가 새겨진 무대에 오르면서 아무 근거 없이 우크라이나를 '네오 나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부터 '인종학살'을 막기 위해 러시아 군이 평화유지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인들이 인종학살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대부분 나라가 말도 안되는 소리로 보고 있다.

한편 유엔에 따르면 러시아가 명분 없는 침공을 시작한 뒤 우크라이나에서는 시민 약 330만명이 국외로 탈출했고, 추가로 650만명은 집을 잃고 다른 지역으로 피난했다.

사망자 수는 여전히 불분명한 가운데 양측의 시민과 군인 수천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