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합병원 간담췌외과 박광민센터장 최근 2년간 수술환자 통계
[파이낸셜뉴스] #1931년생으로 올해 92세 췌장암 환자 A씨(남)가 최근 부산 온종합병원 통합소화기센터에서 유문보전 췌두 십이지장 절제술(일명 휘플수술)을 받았다.
이번 사례는 온종합병원 췌장암 수술환자 중 최고령 췌장암 환자로 기록됐다.
황달증세가 심했던 A씨는 먼저 황달을 줄이는 ‘감황(減黃)’을 3주 간 시행하고 수술을 위해 지난달 7일 입원했다. 문제는 환자가 고령이라는 점이었다.
전신마취 수술때 심장, 폐 등에 나타날 부담을 고려하면 환자나 의사 모두 쉽게 수술을 결정할 수 없는 상황. 그러나 적극적으로 수술·치료하지 않으면 극심한 암성 통증으로 환자와 가족들이 모두 힘들어지므로 가족들은 환자의 남은 여생동안 삶의 질을 적극 고려해 수술을 선택했다.
병원 측은 92세라는 고령의 나이를 감안해 A씨의 건강 상태, 심폐 기능, 수술 후 회복세 등을 고려해 수술 시간을 최소화해서 마취 부담을 줄이는 데 수술의 초점을 맞췄다.
집도를 맡은 간담췌외과 팀은 마취과와의 긴밀한 협진으로 마취시간을 2시간 30분으로 최소화하고, 수액 주입량도 최대한 줄일 수 있었다.
# 담낭암 환자 B씨(여)도 지난해 6월 온종합병원에서 담낭과 간 절제술을 받았다.
당시 B씨의 나이는 86세. 고령이어서 전신마취 등 수술 부담이 컸으나 환자는 물론 가족들이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해 수술을 원했다. 수술 치료를 하지 않아 예상되는 환자의 극심한 통증 등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것을 가족들이 크게 우려했다.
이 병원 박광민 센터장은 환자가 고령이었지만 평소 건강관리를 해와서인지 심폐기능이 양호한 점을 고려해서 수술을 감행해 성공했다. 이후 B씨는 별다른 항암치료없이 일상생활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75세인 C씨(여)와 D씨(남)씨도 각각 지난해 다발성 간암과 담도암 진단을 받고 같은 해 6월 간과 담관 절제술을 통해 재발없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C씨와 D씨는 75세라는 나이가 걸려 수술 결정이 쉽지 않았으나, 두 사람 모두 암 외에는 심폐기능 등 건강상태가 잘 유지되고 있었던 덕분에 무리 없이 의료진이 수술 결정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부산 온종합병원 통합소화기센터는 (센터장 박광민·전 서울아산병원 간담췌외과 교수)은 21일 “지난 2020년 3월부터 2022년 2월말까지 최근 2년간 간담췌장 관련 총 수술 1,205건 가운데 75세 이상 고령 환자가 124건으로 전체의 10.3%나 차지했다”고 밝혔다.
총 수술환자 통계 가운데 암 환자 수술건수는 285건으로 전체의 23.6%를 차지했다. 75세 이상의 고령 수술환자 124건 가운데 암 수술환자가 68건, 54%로 절반을 훌쩍 넘겼다.
박 센터장은 “최근 들어 인구 고령화 추세로 75세 이상 노인환자의 수술 건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전체 간담췌외과 수술 가운데 고령 노인 암 수술 비중이 5%에 달하고 있는 만큼 평소 튼튼한 심폐기능 유지를 위한 건강관리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센터장은 노인 암환자 비중의 증가에 대해 “암은 유전적인 요인이나 식생활, 운동부족, 흡연, 음주 등 다양한 유발요인에 기인하지만 노화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암 발생 인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돌연변이가 중요한 암 유발인자인데 노화가 진행될수록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75세 이상 어르신들은 해마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암 발생 유무를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 센터장은 “고령 환자의 수술은 심폐기능이 건강하게 작동하는지가 중요한 데 평소 운동이나 철저한 비만관리, 금연, 금주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있어야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기회라도 잡을 수 있다”고 전제하고 “게다가 온종합병원처럼 통합소화기센터나 마취과 의료진 모두 원활한 소통을 통해 각자의 기능과 역할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협력진료 시스템이 반드시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앞으로 고령환자 수술이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어르신들은 단순히 100세 장수를 기대하지 말고 고령 수술에 대비해 건강 100세를 준비해야 하는 한편 이를 위해 정기 건강검진과 운동 등 건강관리가 필수”라고 당부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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