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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수사'로 아동 성착취물 범죄자 96명 잡았다

6개월간 90건 수사… 6명 구속

경찰이 디지털 성범죄 척결을 위해 신분을 숨기는 위장수사를 실시해 96명을 붙잡았다. 22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이버수사국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2월까지 총 90건의 위장수사를 실시해 총 96명(구속 6명)을 검거했다.

위장수사 중 △경찰관 신분을 밝히지 않고 수사를 하는 '신분비공개수사' 81건 시, 24명(구속 3명)을 검거했고 △경찰관 외 신분으로 위장하는 '신분위장수사'는 9건 실시, 72명(구속 3명)을 검거하는 등 현재도 전국 시도경찰청 중심으로 위장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

위장수사가 실시된 범죄유형은 아동 성착취물 판매·배포·광고 행위가 83.3%(75건)로 가장 많았고, 아동 성착취물 제작 또는 알선 행위 11.1%(10건), 아동 성착취물 소지 행위 3.3%(3건), 성착취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에게 대화를 한 행위 2.2%(2건) 순으로 나타났다.

위장수사 방법 중 '신분비공개수사'는 아동 성착취물 판매·배포·광고행위 수사 과정에 주로 활용됐다. '신분위장수사'는 위장수사 전체 실시 건수의 10%(9건)를 차지하지만, 피의자의 대다수인 75%(72명)가 신분위장수사를 통해 검거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 성착취물 소지·시청자 69명이 신분위장수사를 통해 검거됐다"며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는 '공급행위'뿐 아니라 '수요행위'까지 엄정 수사대상임이 재차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처음 도입된 제도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위장수사 점검단'을 구성해 지난 2일부터 11일까지 2주간 전국 12개 경찰관서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했다. 경찰에 따르면 △범행 의사가 없는 대상자에게 범죄를 저지르도록 유도 △수집한 증거의 수사목적 외 사용 등과 같은 위법·남용 사례는 없었으며, 현장수사관들이 관련 법령상 정해진 절차를 준수하는 등 위장수사 제도가 안정적으로 시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청은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수사현장에서 위장수사 제도가 보편적인 수사기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올해도 사이버 수사 경력이 있는 수사관들을 위장수사관으로 추가 선발해, 2주간 경찰수사연수원에서 전문교육 후 수사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경찰청은 올해 하반기에도 위장수사관을 추가로 선발·교육할 예정이며, 위장수사 점검단 운영을 통해 전국 시도경찰청 수사팀에서 진행하는 위장수사의 적법성·적정성을 계속 점검할 예정이다. 아울러, 위장수사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실제 범인 검거에 적용했던 위장수사 기법들이 공유될 수 있도록 현장수사관들 대상으로 실무 교육을 시행하는 등 위장수사에 필요한 인적·물적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경찰청은 "앞으로도 위장수사 제도뿐만 아니라 일반 사이버 수사기법, 국제공조수사 등을 총망라해 엄격하게 단속을 시행할 예정이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을 통한 적극적인 신고로 디지털 성범죄 근절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