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000만 시대 천태만상
숙박업소 평일 예약자 대폭 늘어
재감염 사례 증가로 불안감 증폭
지원금 신청 급증 주민센터 북적
국내 첫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최근 급속한 확진자 감염으로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한 집에 같이 사는 가족이 염려돼 코로나19 확진임에도 불구하고 호텔 등 숙박시설에 장박을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오미크론 발발로 코로나 확진을 2번 받은 시민들도 발생하고 있다. 생활지원금이 줄어들거라는 우려 때문에 주민센터에는 사람들이 긴 줄을 서고 있다.
■"부모님 피해 갈까 호텔행"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3일 0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042만7247명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49만881명으로 100만 명을 처음 넘어선 지 44일 만에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약 한 달 보름 만에 900만 명이 감염된 것이다.
재택치료자는 200만명(214만6951명)을 넘어섰다. 일주일 전(161만1174명)보다 약 54만명 늘었다. 그중 고위험군으로 하루 두 차례 건강 모니터링을 받는 집중관리군은 31만5687명이 됐다. 30만명을 적정수준으로 보던 방역 당국의 재택치료 관리 역량은 이미 포화 수준을 넘어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족 간 전파 사례도 잦다. 전파력이 강하고 무증상·경증 위주 환자가 많은 오미크론 변이 특성상 가족 간 감염은 알고도 막기 어렵다.
자녀를 키우고 있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처음에는 와이프가 확진 됐고 연이어 내가 걸렸는데 3살짜리 아들을 돌볼 방법이 없었다"며 "결국 마스크를 벗고 생활을 했고 아들이 확진됐다. 달리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부모를 모시고 사는 자녀들이 확진되면 불법을 감행하기도 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이모씨(35)는 60대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는 와중에 코로나19에 확진됐다. 부모님을 인근 숙박업소로 보낼 수 없어 그는 결국 호텔 숙박을 감행했다. 확진자가 격리 기간에 무단으로 외출할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이씨는 "내가 확진이 걸렸는데 부모님을 숙박업소로 보낼 수 없어 집 근처 호텔에 3일간 머물렀다"며 "부모님이 확진되면 자칫 위중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불법 행위 때문에 숙박업소가 때아닌 호황을 맞는 '웃픈' 현실도 나타났다. 서울 강서구의 A호텔 관계자는 "평소보다 평일 숙박 예약자가 대폭 늘었다"면서 "특히 혼자오는 손님들이 늘어 눈치 상 코로나19 확진자인 것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재확진에 '완치자'우대까지
확진자가 폭증하다 보니 재감염 우려도 많다. 확진된 사람이라도 시간이 지나 다시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에선 290명이 재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확진자 수와 비교하면 많지 않지만 한 번 확진됐다 해서 100% 안심할 수 없단 뜻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지난해 8월에 이어 2월에 또 확진자가 됐다. 최씨는 "이미 코로나가 확진돼 안심하던 차에 또다시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추후에 또 다시 확진이 될까봐 조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 확진으로 업무 등에 차질이 생기자 자영업자들은 이미 한 차례 확진된 사람들을 뽑는 기현상도 나오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변모씨는 "최근 아르바이트생 2명이 코로나에 확진돼 그만뒀다"며 "새로운 직원은 소위 '슈퍼 항체 보유자'를 뽑을 생각이다"고 밝혔다.
정부는 격리 해제된 환자들에게 생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곧 동난다는 소식이 들리자 주민센터에는 사람들이 몰리기도 했다.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의 한 주민센터에서는 회의실을 따로 마련해 생활지원금 지원 신청서를 받기도 했다.
정부는 코로나 확진 유행이 곧 끝날거라 예측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앞으로 1∼2주간이 코로나 위기 극복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정점 이후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면서 중증과 사망을 최소화하는 일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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