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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악관, 러 대량 살상 무기 사용 대비 대응팀 구성

美 백악관, 러 대량 살상 무기 사용 대비 대응팀 구성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한 군 장교가 핵무기 발사 코드가 담긴 가방인 '풋볼'을 들고 유럽 순방을 위해 머린원 대통령 전용헬기에 탑승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따라가고 있다.AP뉴시스

미국 정부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을 비롯한 대량살상 무기를 사용할 것에 대비해 비상계획 마련에 들어갔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주도로 핵이나 화학, 생물학 무기를 사용에 대비하는 태스크포스트인 '타이거팀(Tiger Team)’이 지난달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내부에 이미 구성됐다고 보도했다.

타이거팀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우려가 커짐에 따라 이를 미군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군사개입 레드라인으로 설정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러시아가 나토 동맹국을 겨냥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에서 소형 전술 핵무기를 쓴다고 하더라도 미국과 나토가 전쟁에 개입하지 않을 선택지는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다만 이 관리는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때 미국이 꺼내들 대응책과 관련한 논의 내용에는 입을 닫았다고 NYT는 전했다.

나토는 현재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으나 러시아와 직접 충돌에 따른 확전을 우려해 직접 개입은 자제해왔다.

하지만 서방 정보당국은 우크라이나에서 궁지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세를 바꾸려고 특정 지역에서 무차별적이고 광범위한 사상자를 낼 수 있는 생화학 무기, 소형 전술핵무기를 쓰지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살상력이 작은 전술핵무기는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의 경계선에 있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선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지난 22일 미국 CNN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러시아 '국가안보개념'은 국가의 존립이 위기에 처했을 때만 핵무기를 사용하도록 규정한다"고 말했다.

한편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핵무기, 생화학 무기를 비롯한 러시아의 대량살상무기 사용 우려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고됐다. 이 회의에는 유럽 순방에 들어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참석한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