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와 돌봄 노동자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의료현장이 한계 상황에 놓였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24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보건의료 및 돌봄분야 현장실태 폭로 및 긴급 요구안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동자에게 희생만 강요하는 정부대책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병원노동자, 요양시설종사자, 장애인활동지원사, 간병노동자 등 각계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마이크를 들고 현장 실태를 폭로했다.
김민정 간호사(의료연대본부 조직부장)는 정부의 BCP(업무연속성계획)지침과 인력부족 등으로 현장 노동자들이 한계에 봉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증상이 남아 있었지만 격리기간이 단축돼 출근했던 간호사가 근무 도중 쓰러지는 일도 발생했다"며 "감염 위험성이 있는 간호사가 항암 등 감염에 취약한 환자를 보고 있고, 기저질환 코로나 감염자는 일반 병동에서 치료받게끔 바뀌면서 병원 내 감염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요양원의 경우 격리 공간이 없는 상황에 확진자가 폭증해 입소자·종사자 모두 감염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또 요양보호사들에게는 방역 물품 등이 지급되지 않고 격리 기간 중 임금이 삭감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 요양보호사는 "현재 요양원에는 확진자 병원 이송이 제대로 안되고 있어 내부에서 치료 회복을 하다 보니 직원들도 확진이 증가하고 있다"며 "요양보호사들은 의료인이 아님에도 방호복을 입고 입소자들의 혈압, 체온 등을 검사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장애인활동지원사에 대한 처우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또 다른 활동지원사는 "장애인 이용자로부터 감염된 활동지원사는 자가격리로 인해 소득 감소를 겪어야만 한다"며 "이용자가 활동지원사의 휴무일 등 서비스 제공 외 시간에 동선을 확인하거나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할 것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병노동자가 코로나 방역 현장에서 받는 차별과 인권침해가 사라져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 간병노동자는 △코호트 격리시 간병노동자에 식사 미지급 △산재보험 미적용 △격리기간 박탈 등 피해 사례로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간병노동자를 필수노동자로 발표 했지만 여전히 제도권 밖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며 "환자에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선 간병노동자의 근로조건이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