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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체 해썹 인증 간소화… 블록체인 기반 위생 솔루션 구현

비-스페이스 입주기업 (1) 한국스마트해썹관리단
스마트해썹 솔루션에 블록체인 적용
중요공정서 실시간 모니터링 가능
투명한 기록관리로 인증 신뢰 높여
"블록체인 거점 부산서 해외진출까지"

식품업체 해썹 인증 간소화… 블록체인 기반 위생 솔루션 구현
한국스마트해썹관리단의 이해동·이근실 공동대표(왼쪽부터)가 지난 24일 비-스페이스 개소식 후 입주 사무실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노동균 기자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부산에서 관련 스타트업 창업지원 거점 역할을 수행할 블록체인 특화형 벤처컨벤션 '비-스페이스(b-space)'가 문을 열었다. 미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을 꿈꾸는 전국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일제히 주목한 비-스페이스에는 치열한 경쟁을 뚫은 15개 기업이 1차 입주를 시작했다. 부산시와 지역기술혁신 거점기관 부산테크노파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비-스페이스에서 무럭무럭 자라 향후 글로벌 블록체인 허브도시 부산의 중요 자산이 될 이들 창업기업의 위대한 첫걸음을 응원하고자 파이낸셜뉴스는 각 입주기업을 만나 그들의 꿈과 비전을 들어보기로 했다.

■해썹 스마트해졌다…신뢰성 '쑥쑥'

국제금융도시 부산의 중심인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21층과 22층에 움튼 비-스페이스 입주기업 중 첫 번째로 만난 한국스마트해썹관리단은 올해 1월 설립된 말 그대로 따끈따끈한 스타트업이다.

해썹(HACCP)은 위해요소분석(Hazard Analysis)과 중요관리점(Critical Control Point)의 영문 약자를 딴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을 말한다. 위해요소 분석이란 '어떤 위해를 미리 예측해 그 위해요인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을 의미하며, 중요관리점이란 '반드시 필수적으로 관리해야 할 항목'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즉 해썹은 식품의 원재료부터 제조·가공·보존·유통·조리 단계를 거쳐 최종 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 각 단계에서 발생할 우려가 있는 위해요소를 규명하고 이를 중점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중요관리점을 결정,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로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학적 위생관리체계라고 할 수 있다.

해썹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5개 절차의 준비단계부터 반드시 준수해야 할 7원칙을 포함해 총 12개 절차를 따라야 한다. 이 가운데 마지막 원칙이 바로 '문서화 및 기록유지방법 설정'이다. 이 기록들은 제품을 유통시키기 전 해당 작업장에서 해썹 관리계획을 준수했음을 보증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실수의 여지가 있는 사람이 남기는 기록의 투명성을 어떻게 보증할 것이며 해당 기록이 위·변조되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와 같은 의문이 남는다. 한국스마트해썹관리단은 이런 의문에 자연스레 블록체인을 떠올렸다고 한다.

■식품안전관리, 블록체인이 '딱이야'

스마트해썹은 해썹 의무적용 업체 중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에서 개발한 표준 모듈을 적용한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인증이다. 스마트해썹 표준 모듈은 가열, 금속검출, 냉장, 냉동, 세척, 소독, 여과 등의 공정에 상시 모니터링 가능한 센서를 적용하는 것으로 업체는 각 센서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위생관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일종의 자동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스마트해썹 솔루션을 공급하는 기업은 많지만 여기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현재 시연까지 할 수 있는 곳은 한국스마트해썹관리단이 유일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식품 및 축산물 안전관리인증기준에서는 스마트해썹에서 자동 기록된 중요관리점 모니터링 데이터는 임의로 수정할 수 없어야 하되 불가피하게 수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일시, 사유 등 수정이력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스마트해썹관리단은 중요관리점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은 물론 이미 저장된 기록의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인증업체의 신뢰성을 보장하는 데 있어 블록체인의 강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이해동 한국스마트해썹관리단 대표는 "2021년 2월 말 기준 전국에 2만7000여곳의 해썹 인증업체가 있고 이 중 144곳이 스마트해썹 인증을 받았는데 해썹 인증업체는 매년 20% 이상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그중에서도 블록체인을 도입해 기록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곳은 한 군데도 없는 데다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 즉시 시연까지 할 수 있는 곳은 우리밖에 없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근실 공동대표도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알고리즘 특성상 트랜젝션 부하가 우려되기도 하는데 우리는 블록체인 메인넷을 이중위임지분증명(DDPoS) 알고리즘으로 운영하는 기업과의 기술제휴를 통해 가장 빠르면서도 스마트해썹에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넘어 세계 최초까지 노린다

블록체인을 적용한 스마트해썹 보급이 확대되면 그 혜택은 식품업계에서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하다. 우선 식품업체는 해썹 인증에 대한 유지관리 방식이 간소화되고 블록체인 기반으로 기업 중요 자산인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을 강화할 수 있다. 인증 담당자도 한정된 인력과 예산으로 효과적인 식품제조 과정을 원격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사후관리까지 가능해진다.

무엇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많아진다. 기존에도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블록체인을 농축산물 등 식자재 공급만에 적용해 신뢰성을 높이고자 하는 시도는 있었지만 이를 제조공정에까지 적용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늘고 있는 밀키트 수요나 1인가구에서 선호하는 레토르트 식품 등도 편의성 만큼이나 안전성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국스마트해썹관리단이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부산을 거점으로 삼은 이유도 부산시가 지역 식품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해썹을 확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규제자유특구로서 열려 있는 기회를 과감히 활용하되 우선 올해는 부울경 지역을 주요 목표 시장으로 삼고 내년부터는 대기업을 포함, 전국을 목표로 시장을 넓혀 나가겠다는 목표다.

이해동 대표는 "창업 1년차인 올해 약 20곳의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게 목표지만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해썹을 법제화해 시행하고 있는 사례는 현재 국내가 유일한 만큼 해외에서도 수요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부산시의 글로벌 푸드테크 전략과 맞물려 K-푸드 첨단기술로 해외 시장까지 선점해 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