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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이 입사 전 비정규직 근무경력을 호봉경력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라는 인권위의 판단에 따른 개선 권고를 불수용했다고 밝혔다.
29일 인권위에 따르면 광산구시설관리공단 환경미화원인 진정인 A씨는 지난 2019년 3월 해당 공단에 정규직 근로자로 입사 전 11개월간 총 5회의 계약을 통해 비정규직 근로자로 현재 업무와 동일한 업무를 했던 경력을 호봉경력으로 인정받지 못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공단 보수규정 경력환산 기준표에 '상근으로 근무한 경력'에서 인정하는 '상근'이란 공무원 또는 타 공공기관 등에서 정규직으로 상용근무를 한 근로형태를 의미한다"며 "진정인과 같이 임시 근로형태인 일시사역은 상근으로 볼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상근' 의미가 고정되지 않고 다양해진 근무형태를 반영해야 한다"며 "진정인은 2017~2018년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업무를 수행했고 통상근로자와 같은 8시간 전일근로를 했으며 업무의 내용 및 강도, 책임성도 정규직 직원과 다르지 않는데 입직경로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상근 경력이 아니라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인권위는 광산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게 진정인의 일시사역 근무경력을 합리적 범위에서 호봉 경력으로 인정할 것을 권고했지만 공단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단 측은 "진정인이 일시사역으로 근무한 경력은 각 6개월 미만의 근로계약으로 지나치게 짧아 경력으로 인정해야 할 만큼 노동력의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또 일시사역 근로자와 정규직 근로자는 급여, 복지제도 등이 다르고 이 밖에 다양하고 복합적인 인사운영상의 특성도 고려해야 하므로, 진정인의 일시사역 경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회신했다.
이에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지난 8일 광주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이 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공표했다.
인권위는 "비정규직 근무 경력 불인정 등 사회적 신분에 따른 고용상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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