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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이 쏘아올린 전장연 시위, 결국 尹 당선인이 받았다

전장연 시위현장 찾은 인수위
李 사과 요구에 "전달 하겠다"
당 내홍 우려 속 李 거리두기
李 "시위방식 지적한 것" 반발

이준석이 쏘아올린 전장연 시위, 결국 尹 당선인이 받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문화복지분과 소속 임이자 간사(오른쪽 앞에서 두번째) 등이 29일 오전 서울 경복궁역 서울교통공사 경복궁영업사업소 회의실에서 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지하철 출근길 시위에 닷새째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당내에서까지 질타를 받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차원에서도 전장연 시위 현장을 찾아 이 대표와 거리를 둔 가운데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홍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李, 입장 고수… 사면초가?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장연 시위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이날도 고수했다. 이 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의 관련 발언에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 자신은 시위 자체가 아니라 시위 방식을 지적한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분들이 시위하는 방식은 서울 지하철 출입문을 닫히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라며 "보통 권력자 시위면 청와대 앞에서나 국회의원에게 각성을 촉구하는 게 시위의 방식인데. 3·4호선 타고 출퇴근하는 서울 시민들이 왜 투쟁의 대상이 돼야 하냐는 강력한 이의제기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표가 '전장연은 시민을 볼모로 삼아 시위하지 말라'는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에 대해서도 "관용적인 표현인데 무슨 문제인가"라며 "제가 그렇게 막말하는 타입이면 방송을 10년 넘게 했겠나"라고 반박했다.

또 자신의 그간 발언을 두고 '장애인·여성 혐오', '갈라치기' 등의 지적이 나온 데 대해선 "전혀 아니다"라며 장애인이나 여성 등 소수자를 '성역화'를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당내에서도 이 대표를 향한 쓴소리가 이어지면서 이 대표가 사면초가에 처한 모양새가 됐다는 점이다. 특히 이날 오전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위원들이 전장연을 찾아 그들의 입장을 경청하는 등 이 대표와 '거리두기' 행보를 보인 것도 이 대표를 향한 압박이 될 수 있다.

■당내 비판 "정치는 따뜻한 가슴으로"

국민의힘 내부에선 당 공식 회의석상에서 뿐 아니라 전직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 대표를 향한 비판이 나왔다.

전날 전장연 시위 현장을 찾아 무릎 꿇고 사과했던 시각장애인 김예지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공당의 대표고 많은 분께서 지지하신 분인데 그만큼의 정치적인 책임도 따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기 유력 원내대표 후보 중 한 명인 4선의 윤상현 의원도 이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을 통해 "정치는 따뜻한 피와 가슴을 가진 '사람'이 해야할 일"이라며 이 대표의 태도를 문제삼았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제 집권여당이라며 국민의힘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에 약자에게 더 따뜻하기를 국민은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명희 의원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장애인 시위 멈출 수단은 비난이 아니라 관련 제도 정비와 예산 확충 노력"이라며 "우리 당이 먼저 귀 기울이고 공감해서 함께 대안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자녀를 둔 나경원 전 의원도 전날 SNS에 글을 올려 "이동권 보장은 장애인의 생존"이라며 이 대표와 각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연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고민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가 연일 폄훼의 말을 쏟아내고 있다"며 "SNS 자판만 두드릴 게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행동하라"고 날을 세웠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