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명 평균 16억2145만원
부동산·주식 상승에 재산 증가
인사처, 공무원 28만명 재산심사
고위공직자 5명 중 4명이 지난해 평균 1억6000만원 이상 재산이 늘었다. 아파트·토지 등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영향이 컸다.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공개에 이어 인사혁신처는 곧바로 재산심사에 착수한다. 과도한 재산변동, 부동산재산 과다 보유자 등이 집중심사 대상이다. 재산심사·제재 실효성을 높여 투명한 공직사회를 요구하는 높아진 국민 눈높이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재산 1년 새 평균 1억6600만원↑
30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전자관보에 게재한 고위공직자 1978명의 정기 재산변동사항을 보면 재산증식 추세가 뚜렷하다.
올해 재산공개 대상자(1978명)의 신고재산 평균은 16억2145만원. 이들 중 83%(1641명)가 종전 신고 때보다 재산이 평균 1억6629만원 늘었다.
평균 재산증가(약 1억6629만원) 요인을 보면 △57%가 부동산·주식 상승에 따른 가액 변동(9527만원) △43%가 급여저축, 상속, 수증(受贈) 등으로 인한 순재산 증가에 따른 것이다. 부동산 공시가격(공동주택 19.05%, 개별지가 9.95% 상승) 및 보유주식이 꾸준히 오르면서 재산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소유자별로는 신고재산 평균(16억2145만원) 중 △본인은 8억2439만원(50.8%) △배우자 6억3786만원(39.3%) △직계존비속은 1억5919만원(9.9%)을 보유했다. 재산총액 기준 재산공개 대상자의 46.7%(924명)는 10억원 미만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강섭 법제처장 재산 350억 1위
이번에 재산이 공개된 고위공직자 중 총액 1위는 350억원을 신고한 이강섭 법제처장이다. 이 처장은 재산이 전년보다 231억원 늘었는데, 증가폭이 가장 크다. 이 처장에 이어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133억원),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128억원)이 100억원대 재산으로 중앙부처 재산 상위 2, 3위에 올랐다.
국무위원 중에는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45억6704만원),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39억2688만원),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27억1419만원) 순으로 재산이 많았다.
청와대(대통령비서실)에선 남영숙 경제보좌관이 재산 75억7394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증가폭(48억1868만원)으론 상위 네번째다. 광역자치단체장 중에는 재산 59억원을 신고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1위다. 오 시장은 전년보다 재산이 10억2200만원 늘었다. 박형준 부산시장(46억8457만원), 이춘희 세종시장(32억8744만원)이 뒤를 이었다. 시도 교육감 중에는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86억1906만원으로 재산이 가장 많았다.
또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57억원),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31억원) 등은 전년 대비 재산이 각각 37억원, 22억원 늘어 증가폭이 컸다.
■부동산 관련 부정 재산 집중심사
정기 재산공개에 이어 인사처는 28만여명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재산심사를 본격화한다. 공무원 재산심사는 조사상 한계와 솜방망이 제재로 수년째 실효성 논란이 계속돼왔다. 특히 지난해엔 공직자 부동산투기로 공분을 샀던 'LH사태'에다 고위공무원의 재산 고의누락 등 부정행위를 걸러내지 못한 사례가 잇따르면서 재산심사 제도에 대한 국민 불신이 컸다.
인사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재산심사로 총 778건을 제재했다. 이 중 72%(595건)는 가장 낮은 제재인 경고 및 시정조치였다. 179건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했고, 징계의결 요구는 4건에 그쳤다.
다만 LH사태 직후 인사처는 지난해 4월부터 올 1월까지 관계기관 합동 재산집중심사단을 가동, 부동산 관련 공직자 재산을 집중 심사했다. 이 결과 현재 부정한 재산증식, 직무상 정보 이용 등이 확인된 18건을 법무부 장관에게 조사 의뢰한 상태다. 지난 10년간 조사 의뢰가 6건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달라진 것이다.
또 인사처는 지난 1월 재산 집중심사단을 정규조직으로 확대 개편했다.
연원정 인사처 윤리복무국장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공직사회 구현을 위해 재산등록·심사제도를 엄정하게 운영하겠다. 특히 직무상 비밀 이용, 부동산 명의신탁 등 부정한 재산증식 혐의가 발견되면 조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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