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 채무' 공개돼 논란 장기화 전망
인수위도 논란 향배 촉각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 참석해 합장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 News1 이광호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옷값 논란이 정치권의 '특수활동비 사용 의혹'으로 번지면서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청와대는 당장 유감을 표명하며 대응 수위를 높였지만, 신·구권력 교체기에 불거진 이번 논란은 새 정부의 특활비와 배우자 관련 대처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3월31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임기 말 청와대의 특수비 뿐만 아니라 김 여사의 옷값과 액세서리까지 거론하는 무분별한 의혹제기에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한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문재인 정부는 역대 정부 대비 특수비 규모를 최소화하고 감사원 감사를 최초로 도입해 단 한 건의 지적도 받은 바가 없다는 설명이다.
김 여사의 옷 값과 의전비용 논란은 시민단체의 문제제기에서 비롯됐다.
이어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정치권까지 의혹을 제기했지만, 청와대가 의혹 해소를 위한 명확한 설명보다는, '국가 안보사항', '특수비 공개규정이 없다'라는 이유를 대면서 오히려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정부는) 임기 초반 대통령 일정은 물론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사비로 부담했다면 법원에 공개하란 판결에 왜 불복했는지, 국익 때문에 비공개를 운운해 왜 일을 키웠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선 "도덕성에 흠집을 내겠다는 너무나 뻔한 수법과 패턴"(고민정 의원)이라며 정치공세를 중단하라고 맞받았다.
이런 가운데 공교롭게도 이날 '2022년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에서 김 여사의 채무가 공개되면서 논란 후폭풍은 세력을 더했다. 문 대통령 재산 내역 중 1년 전 1억9200만원이었던 채무가 16억8100만원으로 14억8900만원이 늘어났는데 그 중 김 여사는 사인에게 11억원을 빌렸다고 신고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 퇴임 후 사용할 사저를 새로 짓는 데 문 대통령의 대출만으로는 부족해 김 여사가 11억원을 빌렸다며, 취임 전 살던 양산 매곡동 집을 처분해 지금은 모두 갚았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청와대의 '사인 간 거래' 비공개 방침은 또 다른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관련 논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는 후문이다. 민주당 안팎에서 향후 새 정부의 특활비 사용은 물론 윤 당선인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의전비용을 고리로 역공을 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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