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2014년 공개적으로 '커밍아웃'
최씨, 지난해 10월 2차례 팀 쿡 집에 무단 침입
2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카운티 고등법원에서 팀 쿡 애플 CEO를 스토킹한 혐의를 받는 최모씨가 기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AP
[파이낸셜뉴스] 미국 법원이 팀 쿡(61)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수차례 성관계를 요구한 한인 여성 스토커에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 뉴욕포스트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카운티 고등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버지니아 출신의 한인 여성 최모(45)씨는 앞으로 3년 동안 쿡 CEO 근처 200야드(약 183m) 이내 접근금지명령에 동의했다. 이메일이나 트위터 등 전자적 수단을 통한 대화 시도도 금지됐다. 법원은 또 애플 직원이나 애플 사유지 접근 금지, 총기 소지 금지도 명령했다. 이 조건을 어길 경우 최씨는 형사처벌을 받는다.
버지니아주 맥린에 사는 최씨는 심리 후 별다른 언급 없이 법원을 떠났다. 법원 밖에서 사진을 찍는 기자들에게 화가 난 듯 손만 휘저은 후 사라졌다.
애플은 지난 1월 최씨를 스토킹 혐의로 고소했다. 애플은 소장에서 최씨가 쿡 CEO를 상대로 "변덕스럽고 위협적이며 기이한 행동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애플은 팀 쿡 보호를 위해 지난해 경호 비용으로 63만달러(약 7억6000만원)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소장에 따르면 최씨는 장전한 총과 총알 상자를 찍은 사진이 포함된 위협 메시지를 보냈다. 최씨는 한 이메일에서는 "이대로는 더 이상 살 수 없다"며 2014년 공개적으로 자신을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한 팀 쿡에게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내용을 쓰기도 했다. 팀 쿡의 성을 따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줄리 리 쿡'으로 바꾼 최씨는 팀 쿡의 글마다 댓글을 달았다. 최씨는 트위터에서 자신이 팀 쿡의 혼외자 쌍둥이를 낳았지만 둘 다 죽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애플은 최씨가 쿡 CEO에게 보낸 이메일은 약 200통에 달하며 위협의 강도가 점점 세졌다고 했다. 최씨는 쿡 CEO의 이름을 사칭한 사업을 시도했고, 지난해 말에는 "잊고 용서하겠다"며 쿡 CEO에게 5억 달러(약 6000억원)를 요구한 혐의도 받았다.
지난해 9월에는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본사 애플파크 근처에 있는 팀 쿡 콘도까지 찾아갔다. 같은 해 10월에는 팀 쿡 집에 2차례 침입, 자신을 만나주지 않으면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난동을 피웠다.
당시 출동한 경찰은 최씨의 차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운전면허 만료 사실을 확인하고 차량을 견인하는 것으로 상황을 마무리 지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세계개발자회의(WWDC) 발표 중인 모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이번 WWDC는 온라인상에서 진행됐다. 사진은 애플이 제공한 것이다. 2020.06.23. /사진=뉴시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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