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는 것 아니냐' 지적에 "장마·태풍 등 기상 고려한 결정... 하반기로 미루면 3차까지 차질"
일각선 "우주청 관할 위한 포석"
누리호 2차 발사 일정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한달 후인 6월 15일로 결정됐다. 이는 장마와 오는 8월 미국에서 예정된 달궤도선 발사까지 고려한 일정이라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누리호 2차 발사 성능검증위성. 뉴스1
누리호 2차 발사 일정이 6월 15일로 결정된 것과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우주 전담기구를 직속으로 두기 위한 무리한 포석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누리호 1차 발사에서 문제시 됐던 부분을 좀 더 시간을 두고 점검하면서 올 하반기에 쏴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와 관련 우주기업들은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고흥지역의 기상상황과 누리호 2차발사 이후 계속되는 우주개발계획 일정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새 정부 첫 대형 이벤트로 이목집중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후보때 7대 우주강국 도약을 위한 핵심과제로 항공우주청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재명 대선 후보도 당시 우주 전담기구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이 5월 10일로 누리호 발사는 한 달 정도 뒤다. 이는 새 정부의 첫 번째 '빅 이벤트'로 준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의심을 갖기에 충분한 게 사실이다. 여야 후보 누가 되더라도 우주 전담기구 주도권을 과기정통부가 가져갈 계산으로 최대한 일정을 앞당겼다는 분석이다.
실제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때 7대 우주강국 도약을 위한 핵심과제로 항공우주청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지난 3월 3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분과의 업무보고를 받으며 항공우주 거버넌스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현재 인수위는 과기정통부 직속으로 '항공우주청'을 두는 것과 총리실 산하 '국가우주위원회'를 독립기관으로 신설하는 안을 두고 의견이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 늦출수록 기업 피해 커
과기정통부는 계절상 기상상황과 계속되는 우주개발계획, 우주개발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피해 때문에 6월 15일로 발사일정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며 발사 시점과 관련한 논란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해 누리호 발사 실패 이후 발사조사위원회에서 실패 원인을 파악했다. 당시 발사체 설계변경 기간이 길어져 올해 10월 정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원인 규명과 재설계 기간 등을 계산한 끝에 6월초까지 충분하다는 결론이 났다.
발사 일정을 6월로 결정하게 된 주요원인은 계절상 기상상황이다. 고흥지역의 지난 10년간 기상상황을 분석한 결과, 장마가 가장 빨리 시작된 것이 6월 18일. 이후 한 달에서 한달 보름간 장마기간이다. 장마가 끝날 때 즈음인 8월은 미국에 가서 달궤도선을 발사하는 기간이다. 과기정통부 측은 부처내의 한두개 과에서 두가지 우주 이벤트를 준비할 수 있는 여력이 안 된다는 설명이다.
8월 이후부터는 태풍이 올라오는 시기여서 10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10월까지 4개월간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 누리호를 방치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올 연말에서 내년 1월로 연기된 3차 발사 일정까지 차질을 빚게 된다"고 말했다. 우주센터에 있는 공간이 충분치 않아 다음 발사체 조립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 이와 함께 일정이 늦어질수록 나로호 발사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것도 6월 발사를 진행하게 된 원인으로 꼽힌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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