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보수 정권 요직 두루 거쳐
통합 리더십·실세형 책임총리 기대
새정부 국정 최우선 과제로는
코로나 극복·물가안정 등 꼽아
윤 당선인에 '책임장관제'도 건의
윤석열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덕수 전 총리가 3일 오후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새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차기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와 국정운영 향배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일단 보수 정부의 호남 출신 총리 기용이라는 국민통합의 상징성에다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통합적 리더십을 중심으로 경제와 외교·통상 등 재편된 글로벌 안보경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적임자라는 평이 나온다. 특히 한 후보자는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할 최우선 국정과제로 코로나19 극복과 국익외교, 물가안정, 재정건전성 등을 꼽으면서 윤 당선인의 경제와 외교안보 내각 통솔 주문을 이행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한 후보자가 윤 당선인과 회동을 통해 '총리가 장관을 추천하면 장관 추천자에게 차관을 다시 추천받는 방식으로 각료체제 팀워크를 구성할 것을 건의, 윤 당선인이 깊은 공감을 표시하면서 '책임총리제'에 이어 '책임장관제'가 실현될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경제·안보 '실용총리' 주목
3일 윤석열 정부 초대 총리로 지명된 한 후보자는 경제·안보·통상을 아우르는 실무형의 실용 총리에 방점을 둔 인선이라는 평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통의동 인수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 정부는 대내외 엄중한 환경 속에서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기틀을 닦아야 하고 경제와 안보가 하나가 되는 경제안보시대를 철저히 대비해 나가야 한다"며 "한 후보자는 민관을 아우른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각을 총괄하고 조정하면서 국정과제를 수행해 나갈 적임자"라고 밝혔다.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통상산업부 차관, 국무조정실장, 국무총리 등을 지낸 만큼 코로나19와 미·중 패권 다툼, 재편된 글로벌 공급망 시대를 맞아 달라진 경제안보 현실과 거시경제, 4차산업 생태계 등을 주도적으로,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거중조정자로서 한 후보자를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 전 총리는 김대중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통섭교섭본부장을 지내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최초로 추진했다. 이후 노무현 정부에서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내면서 부동산 정책과 함께 금융과 산업자본을 분리하는 금산법을 주도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주미대사를 지내고 한국무역협회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코로나 극복, 재정건전성 최우선
한 후보자는 인사말에서 "중소 영세상인,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은 더 말할 필요가 없고 거시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고 세계적인 부품산업의 공급차질로 인플레이션, 즉 물가가 올라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는 국제 에너지 가격을 천정부지로 올리고 있고, 미·중 간 패권 다툼과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경제와 안보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동시에 발현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의 중장기적 국정과제로 자강론에 의한 '국익외교',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한 확장재정의 재정건전성 확보, 국제수지 흑자 유지 노력, 풍부한 노동력과 양질의 금융자본 등을 통한 국가생산성 제고 등 4대 과제를 제시했다.
강한 국방력을 유지해야 국가가 안정된다는 건 윤 당선인의 강한 안보론과 일맥상통한다. 코로나 대응으로 단기간 시중에 풀린 막대한 자본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대외신인도와 직결되는 재정건전성을 적당한 시점에 확보해야 한다는 정부의 어려움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는 이외에도 국가생산성과 직결되는 저출산·고령화 대책 재편, 가계부채의 효율적 관리, 사회적 양극화 해소, 일자리 확대, 주택·의료·교육·연금 등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에도 새 정부가 적극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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