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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화 고민' 日 3대 메가뱅크 "너무 커져서 관리 어려워"

3대 메가뱅크(초대형 은행) 총자산
일본 명목 GDP의 1.5배 수준

【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의 3대 메가뱅크(초대형은행)의 총자산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일본의 연간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1.5배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처는 마땅치 않은데, 몸집이 계속 커지고 있어 내부에서도 "너무 커져서 관리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의 메가뱅크 체제는 2002년에 시작됐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당시 미즈호은행, UFJ은행, 미쓰비시 도쿄은행, 미쓰이 스미토모 은행 등 4개 대형 은행의 총자산은 약 439조엔이었다. 이후 2005년 UFJ와 미쓰비시 도쿄가 통합되면서, 미쓰비시UFJ금융그룹이 탄생, 미쓰이 스미토모, 미즈호와 함께 '3대 메가뱅크'로 불리게 됐다. 이들 3개 은행그룹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842조엔으로 증가했다. 20년 만에 약 2배 가까이 커진 것이다. 일본의 GDP(542조엔)의 1.5배다.

3대 메가뱅크의 총자산을 종업원 수로 나누면, 1인당 약 30억엔이 된다. 일례로, 미국 4대 은행인 JP모건 체이스가 약 16억엔,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약 20억엔, 시티그룹이약 13억엔, 웰스 파고가 약 9억엔이다.

관건은 커진 몸집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느냐다. 초저금리 시대, 호황기 때 해외에서 벌여놓은 투자사업들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과제로 부상한 것이다. 일본 1위 은행인 미쓰비시UFJ은행 내부에서는 최근 "투 빅 투 매니지(Too Big To Manage, 너무 커서 관리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미 2015년 당시, "300조엔을 넘지 말라"는 내부 경고가 있었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자산이 약 366조엔에 이르렀다. 과거 1980년대 미국에서 인수했던 산하 미국 MUFG유니온뱅크를 최근 미국 대형 지방은행인 US밴코프에 약 80억 달러에 매각하기로 하는 등 나름의 몸집 줄이기도 병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운영능력이 한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여기에 돈은 쌓이고 있는데,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것도 은행 비대화의 또 다른 고민거리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는 지난해 12월 중순에서 올해 1월 중순까지 약 1개월간 미쓰비시UFJ은행이 맡긴 당좌예금에 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했다. 일종의 '벌금'성격이다.
시중에 돈을 풀라고,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를 중앙은행에 다시 맡겼으니 보관료를 물라는 것이다. 은행들도 불만이 크다. 그간 자금이 많이 풀리기도 했지만, 더 이상 풀리는 속도가 늘지 않고 있어,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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