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
'제로 웨이스트 서울’ 사업 박차
올 대학 20곳 제로캠퍼스 추진
지난 1일부터 전국 카페·음식점에서는 일회용품이 아닌 다회용품을 사용해야 한다. 정부가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쓰레기 배출량 줄이기) 정책에 본격 시동을 건 것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감염병 확산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현장에서는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일부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환경을 위해 제로 웨이스트 실천이 필요하다는데 이견이 없다.
서울시도 제로 웨이스트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 제로 웨이스트 서울 사업 추진을 담당하는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사진)은 "배달용기는 음식물로 인한 오염도가 높아 재활용되지 않고 대부분 소각되기 때문에 환경 측면에서 온실가스 배출에 큰 영향이 있다"며 "쓰레기 매립지 문제도 대두되고 있는 만큼 다회용기 사용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서울시는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서울 세종대로 서울시청 인근 19개 카페와 다회용컵 사용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제로 웨이스트 서울 사업을 본격화한 바 있다.
유 본부장은 "시범사업을 통해 총 32만5000여개의 일회용컵 사용을 줄였고 사업 초기에 47%에 머물던 다회용컵 반납률은 종료 시점에 약 80%에 달했다"며 "성과가 나온 만큼 올해 신촌, 강남 등 일회용컵 사용이 많은 16개 지역을 선정해 카페·프랜차이즈 매장 내 무인회수기 600대를 설치하고 거점지역 인근 대학교, 지하철 역사, 병원 등 시민들이 많이 찾는 시설에도 설치해 반납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음식배달 관련 플라스틱 배출량 감소에도 나선다.
유 본부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배달플랫폼 요기요와 음식 배달에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제로식당 시범사업을 진행했다"며 "3개월간 총 6만7726건이 다회용기로 배달됐고 1월 서비스 이용률은 사업초기 대비 약 478%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4월 중으로 배달의 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땡겨요 배달플랫폼과 업무협약을 맺고 광진구, 관악구 등 배달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코로나19로 당장 일회용컵이나 배달용기를 줄이기는 어렵지만 다회용기 활용이 가능한 인프라를 점진적으로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친환경 활동에 관심이 많은 엠지(MZ)세대와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220여명의 청년들과 함께 제로 웨이스트 캠퍼스 조성을 위한 'MZ회담'이 열리기도 했다.
유 본부장은 "대학 내 쓰레기 문제에 대한 MZ세대의 진지한 고민과 문제해결을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인 자리였다"며 "MZ회담에서 나온 청년들의 의견을 참고해 올해 20개 대학에서 제로캠퍼스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제로캠퍼스는 제로카페, 제로마켓 등 서울시가 추진 중인 제로 웨이스트 사업을 도입한 일회용품 없는 대학 캠퍼스를 의미한다.
유 본부장은 "제로 웨이스트는 조금만 불편함을 감수하면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삶의 방식"이라며 "시민의 일상과 가까운 곳에 제로카페, 제로식당, 제로마켓, 제로캠퍼스를 차질 없이 추진해 자원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고 친환경 소비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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