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펀드 이관받은 '가교 운용사'
2500억 계획 중 1300억 되찾아
[파이낸셜뉴스]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연기 펀드들을 이관받은 웰브릿지자산운용이 저조한 회수실적을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실펀드를 이관받아 오로지 회수를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회수율은 목표액의 절반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가교 운용사'라는 구색만 맞췄을 뿐 금융당국과 판매사들이 회수실적엔 무관심으로 일관하면서 설립 취지가 바랬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파이낸셜뉴스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웰브릿지자산운용 분기별 회수 계획 및 실적'에 따르면 이 운용사의 지난해 자금회수율은 51.7%로 집계됐다. 부실자산 처분에 따른 총회수계획금액 2501억원 가운데 절반 수준인 1294억원만 회수됐다.
이 회수율은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 등 2개 국내 투자 모펀드에 한정된 성과다. 웰브릿지가 현재 운용 중인 모펀드는 총 5개이지만 나머지 3개는 해외무역금융매출채권 등에 투자한 펀드로 현재 법적 분쟁이 진행되고 있어 사실상 회수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다.
펀드별로 살펴보면 '플루토 FI D-1호'의 지난해 총회수계획금액은 1816억원이었으나 실제 회수액은 797억원에 그쳤다. 회수율 43.8% 수준. '테티스 2호'의 경우 목표액과 회수액이 각각 685억원과 497억원으로, 회수율은 72.5%였다.
많은 펀드가 해외에서 부실화됐지만 해외펀드 회수실적은 아예 없다. 웰브릿지자산운용 측은 "개별 자산의 상황에 따라 매각방안이 다양해 회수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다"면서 "또 법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웰브릿지자산운용은 20개 라임펀드 판매사가 자본금 50억원을 공동출자해 지난 2020년 설립했다. 피해액을 100% 배상했지만 끝까지 회수를 위해 노력해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였다. 당시 부실이 발견돼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의 4개 모펀드 및 173개 자펀드(설정액 1조6679억원)를 비롯해 여타 정상펀드 등 모두 3조5000억원 규모 펀드를 이관받았다. 실제 펀드 인계는 그해 12월 3일 이뤄졌다.
전체 펀드를 인계받았기 때문에 부실자산 관리 목적인 '배드뱅크'가 아닌 '가교 운용사'가 적합한 표현이다.
문제는 약속된 6년 중 앞으로 5년이라는 기간이 남아 있지만, 이 같은 회수 추세가 이어진다면 목표액 달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웰브릿지는 회수업무를 이관받은 정상 운용사"라며 "일일이 들여다보는 것이 오히려 개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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