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들을 살해하는 등 잔혹한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음이 확인된 가운데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5일(이하 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연설에서 러시아의 전쟁범죄를 조사하고 응징하기 위해 뉘른베르크식의 전범재판소를 열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군인들이 '재미로' 우크라이나인들을 학살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CNN,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는 이날 열린 유엔 안보리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군의 잔혹행위를 고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에서 철수한 뒤 맞닥뜨린 잔혹한 학살행위를 규탄했다.
젤렌스키는 부차에서 일가족들이 살해됐고, 여성들은 아이들 앞에서 성폭행 당하고 살해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행위는 테러그룹이 벌이는 짓과 차이가 없다면서 다만 테러그룹과 러시아간의 유일한 차이는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는 점이라고 비꼬았다.
러시아군이 부차에서 퇴각한 뒤 러시아군의 만행이 드러났다.
인권단체들, 독립 언론들에 따르면 시체들이 길거리와 지하실 등에 나뒹굴었다. 인공위성 사진으로는 일부 사체들이 최소 지난달 18일부터 방치돼 있었던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젤렌스키는 러시아가 저지르지 않은 범죄는 단 하나도 없다면서 러시아군이 어쩌다 마주친 이들을 살해한 것도 아니라 "수색에 나서 고의적으로 우리 나라를 위해 봉사하던 이들을 죽였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그저 누군가를 찾으러 나간 여자들을 그들의 집 바로 바깥에서 총으로 쐈고...일가족 전부를 죽였다"면서 "어른, 아이 가릴 것 없이 살해했고, 시체도 불태우려 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부차에서만 시민 최소 300명이 고문당하고 살해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젤렌스키는 이같은 잔혹행위를 조사하고, 단죄하기 위해 2차 대전 뒤 나치를 처벌하기 위해 독일 뉘른베르크에 만들어졌던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소 같은 전담 기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약 20분에 걸친 연설에서 "러시아 군인들과 그들에게 명령을 내린 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범죄와 관련해 즉각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는 부차의 학살은 불행하게도 지난 41일 동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저지른 만행의 오직 한 예일 뿐이라면서 "전세계는 아직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영토 곳곳에서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못 봤다"고 말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4일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이라면서 반드시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재확인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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