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몸캠피싱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지만 검거율은 여전히 낮다. 경찰은 수사팀을 별도 설치해 집중 단속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피싱 범죄가 해외에 근거를 둔 만큼 국제 수사 공조와 발빠른 수사 등으로 검거율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낮은 검거율…미제 사건 多
6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몸캠피싱 범죄 검거율은 23.7%에 불과하다. 지난해 몸캠피싱 범죄 건수가 3026건으로, 검거된 건수는 717건에 그쳤다. 지난 2017년 검거율은 27.1%, 2018년 20%, 2019년 26.2% 2020년 20.1%를 기록해 20%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몸캠피싱 범죄가 중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를 경유하는 등 고도화하는 데 비해 국제공조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게 검거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에 수사 협조 요청을 보내도 감감무소식인 경우가 많다"며 "일부 검거 인원들도 인출책인 경우가 많아 계속 범죄를 저지르는 본국의 범죄조직을 소탕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범죄 전체가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것도 문제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다른 사이버범죄와 마찬가지로 범죄의 전 과정이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어 가해자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경찰은 미제 범죄를 추가적으로 수사하기 위해 사이버미제사건수사팀을 별도 설치했다. 현재 사이버수사는 △경제범죄 △도박 △성폭력 △테러 등으로 나뉘는데 여기에 장기화된 수사를 담당하는 미제사건팀을 추가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지에 들어가는 사건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서울청, 경기남부청과 함께 '사이버미제사건수가팀'을 별도로 조직했다"며 "(관리 미제가 된) 사건들은 추가로 수사를 더 할 수 있을지 짚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찰은 몸캠피싱 범죄 예방을 위해 '다중피해사기 대응추진단'을 운영하기로 했다. 다중피해사기는 보이스피싱으로 알려진 전기통신금융사기, 사이버사기, 가상자산 등 유사수신, 기타 범죄단체조직과 이에 준하는 조직적 사기 등을 의미하는데 몸캠피싱도 포함된다. 국수본부장이 단장을 맡고 관련부서 국장급으로 추진단을 구성해 대응 전반을 총괄한다.
■국제 수사 공조 필수적
전문가들은 몸캠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예방과 빠른 신고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서랑 사이버성폭력지원센터 대표는 "몸캠피싱을 당하게 돼 '당일까지 비트코인을 입금하라'는 식의 연락을 받았을 때 지원센터에서 도울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며 "일반적으로 몸캠피싱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이해하고 비슷한 상황을 대입해 볼 수 있도록 정보전달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운영하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는 24시간 상담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원센터는 피해영상물 모니터링 및 삭제지원을 위한 기술 개발, 시스템 고도화뿐 아니라 해외 유관기관과 공조도 강화하고 있다. 지원센터 관계자는 "피해자 중 10대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각 가정과 학교에서 디지털 기기를 안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 수사 공조와 기술력 확보 등도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디지털 성범죄 대응 전문 기업 라바웨이브 관계자는 "불법 영상 유포를 원천적으로 방지 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야 피해를 확실하게 최소화할 수 있다"며 "정부의 디지털 보안에 관한 지속적인 관심과 관련 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범죄 조직의 대부분이 해외에 본거지를 두고 있으며, 날이 갈수록 다양한 나라의 범죄 조직들이 몸캠피싱 범죄에 가담하고 있다"며 "국제 수사 공조 강화를 통해 몸캠피싱의 뿌리를 뽑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beruf@fnnews.com 이진혁 노유정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