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결근을 이유로 해고통보 없이 미화원을 당연퇴직 처리한 회사의 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강우찬 부장판사)는 미화원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앞서 A씨는 2020년 6월부터 시설물 유지관리업을 영위하는 B회사에서 미화원 업무를 시작했다. 같은 해 7월 A씨는 B회사로부터 구두로 해고를 통보받았다고 주장하며 6일간 출근을 하지 않았다.
이에 B회사는 A씨에게 일정 기간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근로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고 퇴사처리한다고 통보했고 A씨가 계속 출근하지 않자 A씨에 대해 '무단결근으로 인한 자동종료'를 사유로 퇴직처리했다.
A씨는 퇴직처리 이전에 서면으로 해고장을 보내달라고 요구했으나 B회사는 무단결근에 따른 당연퇴직이므로 해고장을 발송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후 A씨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해고에 관한 구제를 신청했지만 경기지노위는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구제신청을 기각했고 중앙노동위도 같은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했다.
A씨는 B회사의 행위가 해고에 해당하고 서면통지 의무나 소명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해고통보가 있었다는 증거는 없지만 A씨의 당연퇴직이 B회사의 일방적인 의사로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됐다는 점에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회사가 A씨에게 구두로 해고 의사표시를 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면서도 "이 사건 면직은 일방적 의사에 따른 근로계약관계 종료라는 점을 보면 해고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당연퇴직 또는 면직의 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이 아닌 경우 이는 해고에 해당한다"며 "A씨에 대한 해고를 서면통지하지 않았으므로 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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