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사진=김해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경계성 지능 장애를 가진 10대 여학생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문중흠 판사)은 지난달 11일 아동복지법위반(아동에대한음행강요·매개·성희롱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씨(39)에게 징역 1년2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에게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40시간과 사회봉사 160시간도 함께 명령했다.
김씨는 지난해 4월 모바일 채팅 앱을 통해 만난 피해자 A양(14)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아동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A양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 측은 “피해자와 성관계를 한 사실은 인정하나 서로 합의한 상황이었고 A양은 성인과 다름없는 성숙한 성적 가치관을 지닌 상태였다”며 “피고인의 행위는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사건 당시 피고인은 만 38세였는데 피해자에게 28세라고 거짓말해 나이를 속였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을 20대 초반으로 알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며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인식했고 피고인의 기망이 피해자와 사이의 왜곡된 신뢰관계 형성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피해자는 장애등급은 없지만 경계성 지능 장애를 앓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성인인 피고인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능력이 미약한 아동인 피해자와 성행위를 해 피해자에게 성적 학대행위를 한 것으로 그 비난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과정에서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보이지 않고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씨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달 18일 항소장을 냈다. 사건은 같은 달 30일 상소법원으로 송부됐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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