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의원 3명 등 전문성 부각
기재·국토부 정무적 경험도 고려
‘한미관계 강화’ 염두한 인사 눈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 구성이 10일 가시화되면서 인사 방향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발표된 8명의 후보자 중 전·현직 의원 3명, 전문가 그룹 3명이 눈에 띄는 가운데 한미 관계에 집중했던 후보자 2명도 발탁되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구상이 이번 인사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지역이나 성별 안배 등을 고려하지 않고 '능력 우선'으로 발탁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입장 속에, 윤 당선인이 강조해온 실용주의가 전문가 발탁으로 적극 부각되고 있다. 이 같은 인사 기조는 남은 내각 구성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전·현직 3명 발탁, 전문성 적극 부각
윤 당선인이 이날 발표한 내각 인선을 살펴보면 나이나 성별, 지역안배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60대 초반의 영남 출신에 집중됐으나, 이번 인선에서 부각된 것은 전문성이란 평가다.
전문성과 함께 거대야당이 될 더불어민주당과의 관계를 고려한 인사도 눈에 띈다. 중요한 경제정책을 이끌 경제부총리와 부동산 정책 실무를 총괄할 국토교통부 장관에 현역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과 3선 의원 출신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발탁한 것도 대야 관계를 염두에 둔 인사로 보인다. 문재인 정권에서 만들어진 부동산 세제의 전반적인 틀을 바꿔야 하는 등 민주당과 대립이 예고되는 경제 현안을 처리하는 데 있어 기재부와 국토부가 전문성 외에도 정무적 경험이 가장 필요한 분야라는 점에서 두 인사가 발탁됐다는 설명이다.
대선 기간에도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민주당과 협상을 벌이면서 민주당 의원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추경호 후보자는 정통관료 출신이면서도 정무적 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 당선인도 서울 종로구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추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서 기재위 간사를 지냈고 당의 전략 기획과 원내 협상을 주도했다"며 "공직에서의 전문성과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 재도약의 토대를 만들기 위한 의회와의 소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 기간 윤 당선인의 공약을 총괄한 원희룡 후보자도 인수위에서 기획위원장까지 맡아 공약의 현실화 작업을 이어오고 있어 부동산 세제 외에도 주택 공급과 교통체계 구축 등 정책을 담당할 적임자로 꼽혔다. 대선 기간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후보를 겨냥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면서 '대장동 1타 강사'라는 평가도 받았지만, 3선 의원 경험이 있어 과거 야당과 충돌을 빚어온 김현미 장관의 사례는 피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깔려 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박근혜 정권에서 발탁된 인사지만 이번 대선에서 윤 당선인의 영유아 보육, 초등학교 돌봄교실 등 사각지대 없는 수요맞춤형 복지정책과 가족정책을 설계한 경험으로 여가부 해체와 새로운 부처 설립의 가교 역할 적임자로 지명됐다.
■尹 한미 관계·실용주의 부각
이번에 지명된 후보자들의 일부는 '한미동맹'과 '한미 관계'를 염두에 둔 인사라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종섭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박보균 전 중앙일보 편집인은 한미 관계 기여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종섭 후보자는 미국 테네시주립대에서 한미동맹을 주제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방부 정책실에선 미국정책을 담당했고 합참 한미연합방위추진단장,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행정관 등의 직책을 수행하면서 한미동맹의 현안 관리와 정책 발전에 대한 전문성도 높이 평가받는다. 박보균 후보자는 미국 워싱턴에 잊힌 존재로 방치됐던 19세기 말 대한제국공사관의 문화적 가치를 발굴, 한국 정부가 공사관을 재매입하는 데 기여했던 것이 평가의 주요 근거로 제시됐다.
인수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당선인이 능력 우선을 적극 강조해왔던 만큼 앞으로 내각 인선에서도 이러한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면서 "대야관계를 고려한 인사도 발탁하겠지만 특정 지역이나 성별에 편향될 논란이 없을 만큼 전문가들 발탁에 신경쓸 것"이라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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