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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모사장기칩으로 동물실험 대신한다

KBSI 김정아 박사팀, 3차원 뼈모사칩 개발
약물효과 확인하는 방법 세계 최초로 제시

생체모사장기칩으로 동물실험 대신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연구장비개발부 김정아 박사팀이 뼈모사칩에 대한 이미지 분석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KBSI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연구장비개발부 김정아 박사팀이 골다공증 약물의 효능을 정확하게 평가·확인할 수 있는 고속 분석용 3차원 뼈모사칩을 개발했다.

특히, 뼈모사칩에서 얻어진 대량의 세포이미지를 KBSI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약물의 정확한 효과를 효율적으로 알 수 있는 이미지 판별방법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실제로 골다공증 유발 물질인 스클레로스틴의 기능을 억제해 뼈의 생성을 촉진하는 항체의약품을 모델로 약물을 처리한 실험군과 미처리한 대조군을 비교하는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99.5%의 판별 정확도를 얻었다.

이 모사칩은 뼈의 생리학적 환경을 모사하고, AI 기반의 첨단 정보기술을 적용해 표적약물의 스크리닝 및 반응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평가 플랫폼을 만든 것이다. 향후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비임상평가나 골다공증 등의 골질환 규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아 박사는 14일 "이번 연구는 장기칩을 실제 동물시험 대체법으로 활용하는데 꼭 필요한 기술적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고속대량 칩 시스템 제작, 생체재료, 이미징, 인공지능 등 다양한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시도"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뼈의 구조적, 생리학적 특징을 분석해, 이를 칩 위에 그대로 옮겼다. 뼈세포에서 추출한 세포를 싸고 있는 물질과 수화젤 형태의 콜라겐 물질인 하이드로젤을 골세포와 함께 배합해 뼈세포의 성숙과 특유의 분화능력을 최적화했다. 또, 이 두 가지 뼈세포를 수직이 아닌 과학적 분석이 용이한 수평적 구조로 배치해 실제 뼈와 유사한 구조적 특징도 함께 모사했다.

연구진은 "이 뼈모사칩은 웰 플레이트에 내장될 수 있는 칩 형태로 대량 제작할 수 있으며, 이미 상용화된 웰 플레이트 기반의 다양한 분석장비들과도 호환성이 높아, 널리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웰 플레이트 안에 내장된 얇고 투명한 뼈모칩사칩과 세포 기반의 고속대량 스크리닝 장비(HCS)가 만나, 초고속으로 고품질의 광학 이미지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광학 이미지 데이터 분석·해석에 AI 알고리즘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골다공증 약물의 효능여부를 이미지 분석만으로 정확하고 빠르게 판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바이오메디컬 분야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생명공학 및 중개의학(Bioengineering & Translational Medicine)' 온라인판에 지난 5일 발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