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77억 투입 무등산 접근성↑
두암지구 등 도심 교통난 해소
전국 단 4곳 ‘좌측 방향 진출로’
급정거·역주행 등 사고 위험 커
올 5월 개통 사실상 물 건너가
광주광역시가 동구 지산동 일대 주민들의 숙원 해소와 함께 주변지역 교통난 완화 및 무등산국립공원 접근성 향상 등을 위해 제2순환도로 지산IC 개설을 추진하면서 광주지역 운전자에게 생소한 좌측 방향 진출 방식을 채택,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광주광역시가 총사업비 77억원이 투입된 제2순환도로 지산IC 개통을 차일피일 미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산IC는 광주를 에워싸는 제2순환도로에서 무등산국립공원이나 광주지검 및 법원 방면으로 곧장 이어진다.
당초 지난 1997년 순환도로 건설 계획에 반영됐으나 실행되지 않아 인근 지역 주민들이 오랜 기간 개설을 바랐고, 2018년 본격 추진되자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광주시가 주민 의견을 수렴, 우측차로를 이용해 진출하는 일반적인 도로와는 달리 1차로에서 좌측 방향으로 진출하는 방식을 채택하면서 일이 꼬였다. 광주지역 운전자에겐 생소한 구조이다보니 급차선 변경, 급정거, 접촉사고 등 안전사고 발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광주시가 지난해 11월 15일로 예정됐던 개통을 연기하면서 약속한 올 봄철(3~5월) 개통 역시 불확실해 행정에 대한 불신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낯선 좌측 방향 진출 방식 채택
광주시민이나 타지역 사람이 광주 제2순환도로를 이용해 무등산국립공원이나 광주지검 및 법원 방면으로 가려면 교통량이 많은 두암지구 등 도심구간을 통과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이에 광주시는 주민 숙원 해소와 함께 두암지구 주변 지역의 교통난을 완화하고 무등산을 찾는 사람들의 접근성을 향상한다며 지산IC 개설을 추진했다. 양방향 총연장 0.67㎞, 폭 6.5m의 진출로를 새로 만드는 것으로, 설계비와 보상비를 포함해 총 77억원이 투입됐다. 설계 및 보상은 광주시가, 공사는 제2순환도로 1구간 민자법인인 광주순환도로투자㈜가 맡았다.
광주시는 당초 운전자들에게 익숙한 우측 방향 진출 방식을 계획했으나, 주민설명회 과정에서 '진출로 하부가 주거 밀집지역이어서 소음 및 분진 피해가 예상되고, 사생활 침해가 우려되니 좌측 방향으로 변경해달라'는 민원이 이어져 주민, 교통전문가, 경찰청과 수차례 협의를 거쳐 좌측 방향 진출 방식으로 최종 결정했다.
광주지역 운전자에게 낯선 좌측 방향 진출로는 서울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국도 29호선 화순 람덕마을, 무안∼광주 고속도로 무안공항 IC 등 전국적으로 단 4곳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산IC 인근 지산터널 부근에서 최근 5년 간 17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50여명이 다치는 등 전국 터널 중 16번째로 사고가 많이 난 고위험 고속주행 구간이라는 점도 불안감을 키웠다. 여기에 지산IC는 진출로만 있을 뿐 제2순환도로 진입 차로는 없어 역주행 우려도 제기됐다.
■용역 등 안전성 확보 방안 모색
광주시는 지난해 11월 15일 공식 개통을 연기한 후 교통시설안전진단 용역을 의뢰하는 등 안전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최근 경찰청, 도로교통공단, 교통안전공단, 교통연구원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자문위원 회의를 열어 지산IC 진출로 및 전용차로 안전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자문회의에선 먼저, 소태요금소에서 지산IC까지 2.2.㎞ 구간 3개 모든 차로의 제한속도를 기존 시속 90㎞에서 70㎞로 하향 조정할 것을 권고했다. 또 지산IC 전방 1.1㎞~1.5㎞지점부터 1개 차로를 전용차로로 분리하고 전용차로와 주행차로 사이에 폭 80㎝의 안전지대를 확보해 차로 분리 효과가 큰 시선유도봉을 설치할 것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전용차선 제한속도도 시속 70㎞→50㎞→30㎞로 단계적으로 낮추고 내리막길 1개 차선을 2개 차선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아울러 진출로 선형을 부드럽게 변경할 것을 권고했다.
광주시는 4월말 교통시설안전진단 용역이 마무리되는대로 보강계획을 수립하고 경찰청과 교통시설표지판 및 과속단속카메라 위치 등을 협의하는 등 안전성을 충분히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추가 시설 설치에 따른 사업비 증액이 불가피하고, 당초 약속했던 봄철(3~5월) 개통도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관계자는 "도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개통 시기에 연연하지 않고 안전성을 충분히 확보한 후 개통한다는 게 시의 일괄된 방침이다"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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