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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과 맞선 의료진, 고통 이긴 시민… 일상회복 숨은 영웅들 [긴 터널 끝 보이는 코로나]

팬데믹 극복 이뤄낸 헌신들
백신접종·격리 현장서 묵묵히 역할
방역당국은 치료제 조기 도입 노력
자영업자는 거리두기 고통 견뎌내
마스크 쓰고 인내한 국민들도 주역

감염과 맞선 의료진, 고통 이긴 시민… 일상회복 숨은 영웅들 [긴 터널 끝 보이는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 일상회복의 주역으로 2년 이상 헌신적인 희생정신을 발휘한 의료진들이 꼽히고 있다. 지난해 서울 강남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새해를 맞는 의료진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으면서 코로나19 긴 터널의 끝이 보이고 있다. 코로나19의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연착륙은 2년 이상 이어진 현장 의료진의 땀과 눈물, 국민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와 방역당국은 코로나 진화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고, 의료진은 과중한 업무와 폭염, 한파에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자영업자를 비롯한 국민들은 고난과 역경에도 묵묵히 자기 역할을 수행하면서 백신접종 행렬에 적극 동참해 일상회복의 구심점이 됐다.

17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로 서울 도봉구보건소에서 백신접종 업무를 맡았던 박선희 지방의무사무관은 일상회복의 숨은 영웅 중 한 명이다. 박 사무관은 코로나19 발생 후 밤낮없는 고강도 업무 외에도 직장에서 다른 사람과 식사를 한 적이 없을 만큼 외로움도 극복의 대상이었다. 접종 업무 특성상 자칫 감염될 경우 파장이 커질 수 있어서다. 그는 "(일상회복은) 그동안 현장 의료진들의 고생이 정말 많았지만 결국 국민 모두가 노력하고 고생한 덕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대학병원 간호사로 재직 중인 하모씨는 암환자와 코로나19 격리환자를 돌봤다. 하씨는 "평소 업무도 힘들고 바빠 밥을 먹지 못하고 화장실도 못가는 상황도 많았는데 코로나19 이후에는 고글에 마스크까지 쓰고 추가 업무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항암제는 투약하면 90% 열이 나는데 코로나 관련 증상이기에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해 일이 더 몰렸다. 증상 24시간 뒤 코로나 검사를 다시 하는 등 힘든 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일선 의사들도 마찬가지이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경남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환자들과 많은 소통을 했다. 마 교수는 "현장에서 소아청소년과 환자가 호흡기질환을 호소해 내원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가 다수 있었다"면서 "부모의 걱정과 불안과 마주하는 어려움이 따랐고, 환자와 보호자를 안정시키는 소통방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남의사회 간부로서 도지사 등과 면담으로 지역 의사들의 애로사항을 전달하는 가교 역할도 맡았다.

정부가 신속한 치료제 도입을 통해 치명률을 세계 최저수준으로 낮춘 것도 일상회복에 한몫했다. 현재 코로나19 누적 치명률은 0.13%로 독감의 최대 치명률 0.1%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정부가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등 코로나19 치료제를 조기에 도입한 것이 일상회복 전환 과정에서 큰 성과"라고 말했다. 임 단장은 "치료제 도입은 의료대응체계의 정상화를 위한 필수 요소다. 지난해 11월부터 정부가 빠르게 움직이면서 도입 계획이 순조롭게 이뤄져 많은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거리두기 해제의 주역은 국민이다. 폭염 속에서도 KF94 마스크를 착용하고 2년 넘게 제한된 일상을 보내는 등 희생을 감내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영웅이라고 하면 거창하게만 들리지만 우리 모두 힘을 조금씩 보탰고 그 결과 코로나19라는 큰 산도 넘어가는 과정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5일 중대본 브리핑을 통해 "2년 이상 코로나 극복을 위해 인내하며 방역수칙을 지켜주시고 예방접종에 참여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최일선에서 코로나 대응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보건의료인, 관계자분들 헌신 덕에 코로나19 유행을 극복해나가고 있다"면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도 "여러 방역정책에 국민들께서 먼저 행동에 옮겨주셨고 국민 여러분의 현명한 결단 덕에 (상황이) 이 정도로 올 수가 있었다"면서 "의료 현장에서는 의사, 간호사 또 여러 직종에 계신 분들이 혼연일체가 돼 많은 국민들을 치료했고 지자체 보건소, 선별진료소, 공무원 분들도 많은 노고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김동규 장유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