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가 1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 정상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오스트리아 총리가 푸틴의 최근 심경에 대해 밝혔다. 푸틴은 이번 침공과 관련해 자신의 논리에 갇혀 있으며 자신이 이기는 중이라고 보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카를 네함머 총리는 17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최근 푸틴과 회동에 대해 언급했다. 네함머는 지난 11일 러시아를 방문해 75분간 푸틴과 대화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과 직접 만난 서방 지도자는 네함머가 처음이다.
네함머는 푸틴이 이번 침공에 대해 "러시아 안보 보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국제 사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푸틴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집단 학살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인을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네함머는 푸틴이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가 이기는 중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가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네함머는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벌어진 전쟁 범죄를 본 뒤 푸틴을 대면하러 모스크바에 갔다"며 "회담은 우호적이지 않았지만, 솔직했으며 거칠었다"고 전했다.
네함머는 "내가 본 전쟁 범죄에 대해 말했고, 러시아군의 엄청난 손실에 대해 말했다"며 "마리우폴이나 하르키우 같은 곳에 민간인을 위한 인도적 통로가 필요하며, 사람들에게 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푸틴은 국제적 차원의 조사에 협력하겠지만, 서방을 신뢰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네함머는 "푸틴은 회담 끝에 나에게 독일어로 전쟁은 늦게 시작하는 것 보다 빨리 끝나는 게 낫다고 말했다"며 "그래서 나는 그가 자신의 세상 속에 있지만,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정확히 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네함머는 푸틴이 핵무기의 위협을 알고 있다면서 핵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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